로제·'케데헌', 그래미 '올해의 노래' 후보…K팝 새로운 역사 쓴다

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더블랙레이블

블랙핑크 로제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 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본상 부문인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7일(현지시간) 시상식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로제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히트곡 '아파트'(APT.)로 '제너럴 필즈' 카테고리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를 비롯해 총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은 '골든'(Golden)이 '송 오브 더 이어' 후보에 오른 것을 포함해 모두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K팝 장르는 로제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약진으로 내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대거 후보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뀠다. 이 시상식에 K팝 장르가 후보로 지명된 것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후 처음이다. '제너럴 필즈' 후보를 낸 것과 K팝 여성 아티스트가 노미네이트된 것은 역대 최초다.

로제는 '아파트'로 '송 오브 더 이어'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는 물론 방탄소년단이 제63∼65회 시상식에서 3년 연속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도 이름이 올랐다. '골든'은 '송 오브 더 이어'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에 더해 데이비드 게타 리믹스로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후보로 올랐다. 또 OST가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에 오르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총 5개 부문에서 이름이 불렸다.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됐다. 이와 함께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로제의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발매됐다. '아파트 아파트'로 반복되는 소절의 중독성,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경쾌한 후렴구, 브루노 마스와 호흡을 맞춘 유쾌한 뮤직비디오가 결합돼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최고 3위에 오르고 45주 진입하며 K팝 최장 진입 기록을 만들었다. 로제는 '아파트'의 메가 히트로 글로벌 팝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지난 9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MTV VMA'에서 '송 오브 더 이어'를 받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은 영화의 폭발적 흥행과 함께 올해 전 세계 최고 히트곡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EJAE)를 비롯해 미국인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노래에 참여했다. 이들 세 명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유명 K팝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테디와 24 등이 작곡했고,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등 한국어 가사를 일부 포함했다. '골든'은 귀에 맴도는 친숙한 멜로디와 시원시원한 고음이 음악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K팝 장르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통산 8주 1위)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통산 9주 1위)을 동시에 석권했다.

그룹 캣츠아이. 하이브 레이블즈

캣츠아이는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로 결성돼 지난해 데뷔한 6인조 그룹이다. 미국 현지에서 K팝 육성 시스템을 적용해 꾸린 이 팀은 '날리'(Gnarly), '가브리엘라'(Gabriela) 등으로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 선전했으며, 데뷔 2년차에 그래미 어워즈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에 비중을 둬 수상이 매우 까다롭고, 후보 지명만 돼도 큰 영예로 여겨진다. 한국인으로는 소프라노 조수미(1993년)와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2012·2016년)가 수상했다. K팝 장르로는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의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부문별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최종 투표를 실시한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