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10개월 만에 국채 매입을 재개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경기 둔화 속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달 200억 위안(약 4조 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만기나 운영 날짜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 소식 발표 직후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일시적으로 1.795%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축소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가 예상보다 작은 탓에 국채 수익률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인민은행이 국채를 매입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유동성 관리를 위한 통화정책 수단으로 채권 거래를 도입한 인민은행은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에 걸쳐 총 1조 위안(약 202조 7000억 원)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하지만 올 들어 시중 자금이 채권시장에 몰리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채권 거래를 중단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으로 당시 채권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으며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 압력도 가중됐다. 하지만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무역 갈등이 봉합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10월 말 채권 거래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 여건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국채 매입을 통해 관세와 내수 부진 등으로 타격을 입은 제조업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은 금융 시스템에 현금 유동성을 공급해 차입 비용을 줄이고 성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재정부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5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재정부는 중앙·지방정부의 채무 관리를 전담하는 ‘채무관리사(司·한국 중앙부처의 ‘국’에 해당)’ 조직을 추가했다. 펑파이는 재정부 채무관리사의 핵심 정책 목표가 지방정부의 ‘그림자 부채(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 리스크 해소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부 법정 부채와 그림자 부채를 합친 총부채 잔액은 92조 6000억 위안(약 1경 8765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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