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병을 막기 위해선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은 달리기, 빠른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이 대표적인 처방으로 꼽혀왔지만 근력운동이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 카릴리온 의대(VTC) 프랄린 생의학연구소와 버지니아대 연구진은 최근 고지방식으로 비만과 당뇨병을 유도한 생쥐를 대상으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다.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 달리기를 한 그룹, 근력운동을 한 그룹이다. 그 결과 두 운동 모두 혈당을 낮추고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근력운동 그룹의 개선 효과가 더 뚜렷했다. 내장 지방과 피하 지방이 더 많이 감소했고 인슐린 저항성과 포도당 내성이 크게 개선됐다.
연구를 이끈 젠 얀 교수는 “모든 운동이 도움이 되지만 근력운동은 특히 당 조절과 체지방 감소에 더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쥐 전용 근력운동 장치’를 직접 제작했다. 쥐가 먹이를 얻기 위해 무게가 실린 뚜껑을 들어올려야 하는 구조로 사람이 스쿼트를 하듯 반복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지구력 운동 그룹의 쥐는 자유롭게 러닝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8주간의 실험 결과 근력운동 그룹은 근육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지방이 더 많이 줄고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됐다. 연구진은 “근력운동이 염증 억제와 혈류 개선, 근육 세포의 포도당 활용 능력 향상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가 어려운 비만인이나 중장년층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연구진은 “가벼운 아령이나 팔굽혀펴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등 일상적인 근력운동만으로도 충분한 대사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연구진은 “근력운동은 당뇨병 예방 효과에서 유산소 운동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다”며 “약물보다 꾸준한 운동이 훨씬 지속적이고 복합적인 생리적 혜택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포츠와 건강과학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