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여성이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짐 보관용 ‘코인 락커’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대만 야후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도쿄 신주쿠의 번화가 가부키초의 한 스키야키 전문점 ‘MOMO PARADISE’ 건물 아래 설치된 코인 락커에서 한 여성이 곰돌이 푸 인형을 안은 채 웅크려 잠든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장면은 일본 현지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으로 올리며 알려졌다. 영상 속 여성은 좁은 락커 안에 상반신을 넣은 채 잠들어 있었고, 다리가 문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보고 놀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고를 받은 일본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여성을 깨운 뒤 안전을 위해 신발을 정리해주고 락커 밖으로 이동시키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를 목격한 촬영자는 “코인락커를 호텔처럼 쓰는 관광객이라니 너무 충격적”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감을 적었다.
실제로 신주쿠역 코인 락커 대여료는 대형 기준 700엔으로, 약 6600원에 하룻밤 숙박을 해결한 셈이다.
이를 두고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짜 초절약 숙박법”, “코인 락커를 캡슐호텔로 착각한 거 아니냐”, “최소한 돈은 넣은 걸 수도 있으니 ‘합법 임대’ 논리인가?” 등 조롱 섞인 논평이 이어졌다. 일부는 “혹시 가출 청소년이거나 노숙 상황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고, “이게 대도시 바닥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단면”이라는 씁쓸한 반응도 나왔다.
영상은 일본 내에서 급속히 확산된 뒤 대만·한국 등지로 퍼지며 여성의 국적을 추정하는 댓글까지 이어졌지만,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대만 누리꾼들은 “이게 진짜 캡슐호텔 버전 2.0”, “곰돌이 푸 안고 자는 거 너무 평화로운데?”, “차라리 박스 들고 공원 가는 게 더 넓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락커 바로 뒤 바닥에서도 다른 두 사람이 누워 잠든 모습까지 포착됐다. 누리꾼들은 “도쿄 한복판이 갑자기 야외 숙박 구역이 됐다”고 토로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엔저 장기화 속 해외 관광객 급증, 도쿄 숙박비 상승이 겹치면서 극단적인 ‘절약 숙박’ 사례가 잇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일정 안에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돌며 교통·식비·숙박비를 극도로 줄이는 ‘특수부대식 여행(特种兵式旅行)’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밤샘 카페·맥도날드 취침은 물론 SNS에는 테이블·계단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다수 공유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도한 초절약 경쟁이 안전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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