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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피자집·식당까지…흉기 난동은 왜 평범한 일상까지 침범하나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한 주택가에서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대낮의 평범한 일상적인 공간에서 흉기 난동이 또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응축된 분노가 통제되지 못한 채 폭력으로 분출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4일 오전 강동구 천호동의 한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6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조모(60)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강동구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50대 여성 직원 2명과 임시 조합장인 70대 남성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피해자 중 한 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조합장에서 해임된 적이 있었다. 경찰은 그가 해임에 앙심을 품고 조합 관계자들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면식범 범죄의 확산..."갈등 누적으로 '난동형 범죄'↑"

최근 흉기 난동의 가해자 상당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알고 지내던 ‘면식범 범죄’로 나타나고 있다. 관계에서 촉발한 분노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음식점에서 60대 남성이 '복권 1000원 문제'로 주인 부부를 공격했다. 해당 식당은 결제 고객에게 1000원 상당의 복권을 증정했지만, 범행일인 일요일은 복권 판매점이 문을 닫아 복권을 지급하지 못했다. 대신 식당 측은 현금 결제 시 가격을 할인해주기로 했으나, 남성이 카드 결제를 고집하며 항의하다 말다툼이 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에는 서울 관악구 피자가게에서 점주 김동원(41)이 본사 임원과 인테리어 업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2023년 10월부터 운영하던 가맹점의 인테리어 하자를 무상으로 수리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범행 전날 사용할 흉기를 준비하고, 당일 매장 CC(폐쇄회로)TV를 가려놓는 등 치밀한 사전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서울 같은 도시에서는 일상 속 분노를 제대로 풀어줄 수 있는 통로가 없다"며 "갈등이 누적되고 중층화되면서 '난동형 범죄'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고 진단했다.

△신림동·서현역까지...무차별 범죄의 공포

한편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비면식범 범죄, 즉 '묻지마 범죄' 역시 시민 불안을 키웠다.

2023년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조모(35)씨가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전과 3범에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 등 수사 경력 자료 17건을 가진 무직 남성으로, 피해자들과는 전혀 일면식이 없었다.

같은 해 8월에는 성남 분당 AK플라자 인근에서 최원종(22)이 모친 소유의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백화점 내부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검찰은 최원종이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해 11월에는 서현역 사건을 모방한 10대가 온라인에 "놀이동산에서 일가족을 칼로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을 남겨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서현역 흉기 난동과 관련 영상에 피의자 최원종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멋져 보인다"면서 칼부림 예고 글을 작성했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본인은 환경이 불우한데, 놀이공원에 놀러 가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여서 죽었으면 해 글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전문가들은 관계의 유무를 막론하고 폭력이 일상으로 번지는 원인으로 ‘사회적 단절’을 꼽았다.

송효종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해자들은 보통 주변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왜곡된 인식을 교정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결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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