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외교 분야 원로인 김영남 전 최고인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망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의의 조의를 표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가 4일 공개한 조의문에서 “김 전 위원장 부고를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2005년 6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김영남 전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대장암 치료를 받아왔으나 전날 새벽 1시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으로 인해 숨을 거뒀다. 1928년생인 그는 노동당 국제부와 외무성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김일성 시절부터 60년 넘도록 한 번의 좌천이나 혁명화(강제 노역·사상 교육 등의 처벌)도 겪지 않았다. 지난 1998년부터 21년간 대외적으로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직접 찾아 자신의 이름이 적힌 화환을 진정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10월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2015년 12월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을 때 조의를 담은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남북 간 통신선으로 발송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회담 대표를 맡는 등 남북관계에 직접 관여한 인사들이 사망한 경우 정부 차원의 조의를 표해 왔다"면서 "다만 현재 남북 간 통신이 끊겨 조의문을 직접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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