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이공계 43% “3년내 해외이직 의향”…'인재 탈한국' 초비상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관람객들이 피지컬AI 기술이 적용된 휴머노이드를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들의 ‘탈(脫)한국’ 행렬이 가속화하면서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3일 국내 체류중인 이공계 석사·박사급 인력 19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9%가 “향후 3년 이내 해외로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 비율이 70%에 달해 젊은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공계 인재는 기업의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경제성장의 핵심 자원이다. 그런데 국내 고교 최상위권 학생의 상당수가 의대로 향하고 이공계를 택한 인재들마저 더 나은 대우와 연구 환경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이공계 인재의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으로 2010년 9000명 수준이던 박사급 인력이 2021년 1만 8000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최근에는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분야의 인재 유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 이공계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려는 것은 미래의 안정성과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탓이 크다. 한은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해외 이직을 원하는 이유로 금전적인 요인(66.7%), 연구 생태계 및 네트워크(61.1%), 경력 기회(48.8%) 등을 주로 꼽았다. 실제 이공계 인재에 대한 처우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게 벌어져 있다. 해외 이직 인력의 연봉은 학위 취득 후 10년이 지나면 평균 26만 9800달러(약 3억 8600만 원)로 국내 인력 연봉인 약 9740만 원보다 네 배가량 높다.

글로벌 패권 전쟁은 과학기술 경쟁력으로 승부가 판가름난다. 미국·중국 등 경쟁국들은 이공계 인재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등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성과보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보수적 평가 문화와 공공연구기관 중심의 경직된 연구 환경이 여전한 실정이다. 이래서는 고급 이공계 인재를 국내에 붙들어놓을 수가 없다. 이제라도 정부는 이공계 인재가 실력과 성과만큼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틀을 바꿔야 한다. 이공계 인재 유출이 이공계의 위기를 넘어 대한민국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