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방송의 성지’로 불리는 경기 부천시가 자극적인 야외 방송(야방)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튜버·BJ들을 향해 정면 비판에 나섰다.
3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풍자 영상을 공개하며 무분별한 야외 방송에 대한 경각심을 알렸다.
영상 속 주인공은 중년 남성 공무원 캐릭터 ‘부천희’. 그는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은 뒤 “헤어진 김에 야방이나 가자”며 부천역으로 향한다. 이후 부천역 앞에서 카메라를 켜고 ‘골반 춤’ 밈(Meme·인터넷 유행)을 추며 후원금을 받자 “더 자극적으로 가볼게요”라며 더욱 격렬한 골반 춤을 이어간다.
한 시민이 항의하자 그는 “후원 달달한데 왜 와서 난리냐"며 "저리 가라. 돈 떨어진다. 방송하든 말든 내 마음이다”라고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 결국 “막장 방송 중단하라”, “지역 상권 파괴하지 말라”는 시민들의 외침 속에서 ‘중단하기’와 ‘중단하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부천시는 이 장면을 통해 "시민 모두의 공간인 부천역을 이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때"고 강조했다.
부천역 일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유튜버와 BJ들이 욕설, 폭행, 음주, 노출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삼는 곳으로, 악명 높은 ‘야방’의 중심지로 꼽혀왔다. 주민 민원은 폭증했고 상권 이미지도 크게 훼손됐다. 시민들은 “아이와 함께 지나가기 민망하다”, “부천역 하면 BJ 성지가 먼저 떠오른다”고 토로한다.
실제 최근 부천역에서는 유튜버 2명이 잇따라 구속됐다. 부천원미경찰서는 모욕 혐의를 받는 30대 유튜버 A씨와 상습업무방해 혐의의 20대 유튜버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출동한 경찰관 5명에게 욕설을 퍼붓고, 업주를 폭언·위협하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는 올해에만 30여 차례 경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부천시는 지난달 시민단체 17곳과 함께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제도 개선과 입법 촉구, 시민 신고 활성화를 통해 지역 내 불법 방송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시는 ‘이미지 개선 전담팀(TF)’을 신설하고, 막장 유튜버 제재를 위한 법 개정과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부천시는 구글코리아에도 공문을 보내 “부천역 일대 기행 방송으로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공문에는 △특정 지역 내 방송 제한 가능 여부 △반복 민원 발생 시 수익 제재 △플랫폼 내 신속한 신고·소통창구 개설 등이 담겼다.
구글 측은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가이드라인상 지역 제한 등은 어렵다"고 회신했다. 다만 부천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 중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SNS를 통해 "막장 유튜버 근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시민의 안전과 상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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