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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정치인 방명록의 무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때 경주국립박물관 방명록에 남긴 글이 회자되고 있다. ‘아! 위대한 정상회담의 아름다운 시작. 감사합니다(Wow! Such a Beautiful Opening To a Great meeting. Thank You)’라는 글귀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을 넘어 한미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결과를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실제로 회담에서 3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정치인의 방명록 글은 육필(肉筆)로 서명과 함께 남긴다는 점에서 현장 방문 소감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곤 한다. 특히 대통령 선거 후보의 방명록은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압축해 전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출사표(出師表)’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방명록은 ‘TPO’ 즉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 서해갑문 방명록에 남긴 ‘인민은 위대하다’는 문구는 정체성 논쟁으로 번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전남 진도 팽목항 방명록에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학생들을 상대로 남긴 ‘고맙다’는 문구는 유족들의 감정을 자극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때론 방명록의 내용과 의미보다 글씨체나 맞춤법이 화제에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 방명록에 ‘바치겠습니다’를 ‘받치겠읍니다’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에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를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로 적어 구설수에 올랐다.

무엇보다 정치인의 방명록은 국민을 향한 약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다음 날 현충원 방명록에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국민을 세 번이나 언급하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인데 반드시 지켜지기 바란다. 대통령의 말과 글의 무게는 남다르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방명록의 한 문장은 영원히 남아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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