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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콘서트, 오일장서 댄스배틀…청년들의 무대혁명은 진행형

■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10년

청년예술인 3133개팀·1만명 참여

오지 마을까지 3000여곳 무대로 변신

전국서 200만명 이상 무료공연 즐겨

지방행사가 76%…비수도권에 집중

예술가 일자리·문화향유 기회 확대

수요 훨씬 많아 사업확대 필요성 커

지난달 31일 서울 성수동 스페이스 S1의 야외 무대에서 비보이팀 ‘갬블러크루’가 관객들의 호응 속에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지역문화진흥원






“청춘마이크는 제가 나고 자란 지역 무대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지역음악 자급자족’을 목표로 만들고 부른 노래들을 널리 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덕분에 더 큰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전주 출신 어쿠스틱 듀오 ‘이상한계절’)

“즐겁게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비보이 문화를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비보이팀 ‘갬블러크루’)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의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10년을 기념한 ‘청춘마이크 레:코드-10년의 여정’ 행사가 열린 지난달 31일 무대에서 만난 청년 예술인들이 한 말이다.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S1’에서 청춘마이크 10년의 여정을 담은 전시와 체험 이벤트가 진행됐다. 또 앞서 10년 동안 국민들과 함께 한 청년 예술가들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실내외 무대에서 31일과 11월 1일 양일 간 모두 15개 팀이 공연에 나섰다.

1일 무대에 선 여성 스트리트 댄스팀 레이디바운스는 “청춘마이크 무대에서 중장년층 관객들도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며 스트리트 댄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는 못했지만 가수 이승윤은 ‘청춘마이크’가 낳은 대표적인 스타로 꼽힌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청춘마이크에서 활동했는데 이후 대형 가수로 성장해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만났다. 제 음악을 생소해하는 분들과도 소통하며 무대를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이 K팝 연주와 노래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지역문화진흥원




‘청춘마이크’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과 그 주간에 청년 예술인(19~39세)들이 거리 등 공공 장소에서 공연하면서 도전과 성장을 이끌고 또 국민들에게는 문화 향유 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형화된 공연장뿐 아니라 시민들이 있는 어디에서나 무대가 펼쳐졌다. 거리와 광장을 비롯해 공원, 카페, 학교, 박물관, 터미널 등에서 공연이 이뤄졌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2014년 시작됐고 청춘마이크는 그중 주요 행사로 2016년에 첫 선을 보인 후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청춘마이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팀은 학력이나 경력, 수상 등의 실적과 관계없이 오직 실력만으로 선정된다. 지난 10년 동안 음악, 댄스·현대무용, 연극·뮤지컬, 서커스·마술, 전통 예술 등 분야에서 총 3133개 팀, 1만 478명의 청년 예술가가 참여했다. 도시는 물론이고 시골의 작은 마을까지 총 2975곳에서 1만 6210회의 공연이 진행됐다. 이들의 무료 공연을 즐긴 관람객은 215만 명에 달했다. 공연 비중에서 수도권은 23.8%에 불과하고 비수도권이 76.2%를 차지하는 등 지방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한 아이가 전통 예술인 원반 돌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지역문화진흥원


뜻밖의 장소와 시간에 청년 예술가들을 만난 시민들도 환영했다. 전라북도 정읍시에 사는 김혜경(35) 씨는 “그동안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하면 영화나 박물관 정도만 떠올렸지 이렇게 공연이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아이들과 함께 야외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또 경상북도 영덕군의 이재기(60) 씨는 “전통 시장 시골 5일장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아주 뜻 깊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무엇보다 청년 예술가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원을 마련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갈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며 “공연장이 아닌 일상적인 장소에서 남녀노소 전 국민에게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여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이 이 사업의 잘된 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첫 해인 2016년의 공연 모습. 사진 제공=지역문화진흥원


청춘마이크는 정부의 전문적인 지원과 청년 예술인들의 활동, 관객들의 참여와 함께 전문적인 지역 공연기획자들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온 것도 특징이다. ‘달빛(대구·광주) 청춘문화동맹’이라는 공연을 기획한 예술공방 CUE 김경수 총괄기획자는 “주제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예술가들의 콜라보레이션에 중점을 뒀다.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섞일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청년마이크 오디션에 1만 5102개 팀이 도전했는데 그 중에서 예산 문제 등으로 20%만 지원한 것은 그만큼 사업 확대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정광렬 지역문화진흥원 원장은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는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문화 균형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 사업”이라며 “국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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