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시설을 이용하던 6살 어린아이가 '평소 인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소용 막대기를 휘둘렀던 60대가 아동 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처벌받았다. 그는 "일부러 한 것이 아니고 청소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고의성이 밝혀지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최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63·여)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1일 오후 한 커뮤니티센터의 실내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있던 B양(6)에게 “왜 인사를 안 하냐,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라면서 먼지 청소용 막대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A씨는 겁을 먹고 달아나는 B양을 쫓아가 으름장을 놓거나 B양이 다른 성인들과 같이 있는데도 B의 등 부분에 막대를 휘두른 혐의를 받았다.
앞서 2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A씨는 억울한 탓인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막대를 청소과정에서 휘둘렀던 것으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날 B양의 모친 C씨와 ‘장난감 반입’을 놓고 전화로 말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오전에도 B양이 자신에게 인사하지 않자, 동료들에게 “B양의 버릇을 고쳐야겠다”라고 말한 것이 밝혀졌다. A씨는 또 당일 오후에 B양을 보자 쫓아가 막대를 휘둘렀고 모친인 C씨가 커뮤니티센터에 도착한 이후에도 막대를 휘두르는 행위를 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실을 근거로 A씨가 학대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폐쇄회로(CC)TV 영상, 목격자 진술과 같이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라면서 애초 약식명령액보다 큰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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