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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33년 만에 "핵실험하라", 中·러도 냉전 '시즌2'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트럼프 "남들처럼 우리도 핵실험…곧 알게 될 것"

미국, 1992년 마지막…중러도 21세기에는 안 해

印·이스라엘·파키스탄은 美 묵인…9개국 핵보유

2017년 北이 끝…韓은 박정희 때 들켜 NPT 가입

최근 中 핵탄두 급증…푸틴, CTBT·뉴스타트 무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는 현재 세계 최다 핵탄두 보유국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와 핵무기 탑재 가능 수중 드론 ‘포세이돈’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해 핵실험 지시를 내렸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돌연 미국 국방부에 “핵실험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92년 이후 33년 동안 멈췄던 핵실험을 갑자기 지시한 이유에 대해 백악관도 침묵하는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온갖 추정만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강경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응은 세계적인 핵무기 개발 경쟁만 부추길 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분명한 메시지에 주요 외신 조차 “미사일 발사 시험과 혼동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진지하게 내놓을 정도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핵실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은 물론 북한까지 핵개발 가속화의 명분을 쥘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 시위용 핵실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근거도 약화된다. 자칫 냉전 이후 줄어들었던 핵전쟁 위협이 커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방 언론들은 핵개발과 관련된 기업은 극소수라며 이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 “다른 나라처럼 우리도 핵실험…곧 알게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기 1시간 전 트루스소셜에 느닷없이 “미국 전쟁부(국방부)에 핵실험을 지시했다”고 글을 올렸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다. 연합뉴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부산에서 열린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 쏠렸던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1시간가량 남기고 불현듯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핵무기 보유 규모에서) 러시아는 2위, 중국은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5년 내에 (1위인 미국과) 비슷해질 것”이라며 “우리도 다른 나라들과 동등하게 핵실험을 시작할 것이고 즉시 이행되도록 미국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절차는 즉각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추진하는 핵무기 시험(testing our Nuclear Weapons)이 어떤 유형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기준이라는 말에 비춰 핵폭탄을 터뜨리는 실험이 아니라 미사일이나 해저 핵자산의 위력을 과시하는 성능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실제 핵 관련 주무 부처는 국방부가 아니라 에너지부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조차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배경을 중국·러시아에 대한 협상력 강화, 정치적 핵실험 재량권 증대,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과장 등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재임 때인 2020년에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협상 카드 차원에서 핵실험을 논의한 적이 있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에도 워싱턴DC에서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미국이 곧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분은 매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코렐 미국 전략사령부(USSC) 사령관 지명자는 3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정책 답변서를 통해 “러시아·중국·북한은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핵전력을 확장하고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렐 지명자는 핵실험 재개와 관련한 질문에는 “대통령의 의도에 대한 통찰력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핵 지휘·통제·통신(NC3)을 포함한 전면적인 핵전력 현대화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핵실험 1992년이 마지막…중국과 러시아도 21세기엔 안 해


1945년 8월 9일 미군이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 당시만 해도 핵무기 기술은 미국만 보유하고 있었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 1949년에 그 뒤를 이어 핵보유국이 됐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핵실험 언급은 일견 시대 착오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 앨러모고도에서 인류 최초로 핵실험에 성공한 나라다. 이른바 ‘트리니티 실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핵실험은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의 최종 결실이었다. 미군이 같은 해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끌어낸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미국은 이후 냉전 시절 소련과의 군사 경쟁으로 1992년까지 무려 1054번에 달하는 핵실험을 진행했다.

미국이 핵폭발을 동반한 핵실험을 마지막으로 단행한 때는 1992년 9월이다. 소련의 해체에 따라 미국은 이때부터 핵실험 유예에 들어간 뒤 1996년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을 계기로 이를 완전히 중단했다.

핵실험에 두 번째로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체제 경쟁을 하게 된 소련은 1949년 8월 29일 현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는 두 번째 핵보유국이 한참은 지나야 나올 것으로 봤던 미국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성과였다. 소련은 이후 1990년까지 미국과 경쟁적으로 715차례나 핵실험을 단행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90년 10월 이후로는 공식적으로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미소 양국을 제외한 나라 가운데 핵실험에 조기에 성공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다. 20세기 초만 해도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영국은 1946년 새 패권국이 된 미국이 약속과 달리 핵무기 기술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나서자 독자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영국은 1952년 10월 3일 호주 몬테벨로 섬에서 일명 ‘허리케인 실험’에 성공하며 세 번째 핵보유국이 됐다.

프랑스는 샤를 드골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핵개발에 돌입했다. 드골 대통령은 미국과 소련, 영국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핵개발을 밀어붙였다. 프랑스는 1960년 2월 13일 당시 자국 영토였던 현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에서 ‘푸른 날쥐’라는 이름의 핵실험에 성공하며 네 번째 핵보유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CTBT 체결에 따라 1996년, 1991년을 끝으로 핵실험을 각각 중단했다.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는 당대 기준으로 최선진국들이었다는 점에서 핵개발 성과를 어느 정도 서로 납득할 수 있던 관계에 있었다. 문제는 지금과 달리 기술 후진국이자 경제적 빈국이었던 중국이었다. 중국은 마오쩌둥 시대인 1950년대 한국전쟁과 미국의 반공주의 광풍인 ‘매카시즘’, 소련과의 관계 악화, 인도의 위협 등이 잇따르자 경제보다는 핵무력을 개발하는 데 우선 매진했다.

1964년 10월 16일 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성공한 중국의 핵실험 ‘596 프로젝트’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술도, 돈도 없어 굶는 사람이 지천에 널렸던 나라였기에 중국의 성과는 서방은 물론 공산진영 국가들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 중국의 핵보유는 이후 1971년 ‘핑퐁 외교’,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방중과 첫 미중 정상회담의 발판이 됐다. 또 덩샤오핑 전 주석 시절인 1978~1979년 개혁개방과 미중 수교로 이어지며 체제 보존과 경제 발전의 시금석이 됐다. 이는 핵을 앞세운 현 북한의 외교 전략에도 본보기로서 중대한 영향을 줬다. 이런 중국도 CTBT 체결에 따라 1996년 7월 29일을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멈췄다.

인도·이스라엘·파키스탄은 미국 묵인 속 개발…마지막 핵실험은 북한


북한 김정은이 10월 12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핵개발은 재래식 군사력이 뒤처지는 후진국도 선진국에 맞설 비대칭 전력을 단번에 갖출 수 있음을 증명하는 대표 사례가 됐다. 이는 세계대전이 끝난지 약 20년 밖에 안 된 상황에서 냉전 위기를 고조시키는 엄청난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당시까지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서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맡았던 나라도 중국이 아니라 대만이었다.

UN은 중국이 1967년 6월 수소폭탄 실험까지 마치자 1968년 6월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채택했다. 핵보유로 국제적 위상이 대폭 높아진 중국은 1971년 대만을 밀어내고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까지 꿰찼다. NPT는 그 뒤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가 핵개발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노릇을 했다. 한국은 박정희 정부 시절 비밀리에 핵개발을 꾀하다가 인도의 핵실험 직후 미국이 강력하게 압박한 탓에 1975년 NPT에 가입했다. 북한은 소련의 압력으로 1985년 억지로 조약에 비준했다가 1993년과 2003년 잇따라 탈퇴를 선언했다.

현재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외에 공식·비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는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북한 등 4곳이다. 애초 NPT 비준국도 아니었던 인도는 1974년 5월 18일 석가탄신일에 ‘미소 짓는 부처’라는 독자적인 핵실험에 성공했다. 제3세계의 수장이라는 독특한 지위 덕분에 냉전 시기에도 미국과 소련 양쪽 모두 느슨하게 대응하며 이를 묵인했다. 같은 제3세계 지역이자 석유 공급원으로 전략적 요충지 취급을 받던 중동에서도 1979년쯤 이스라엘이, 1998년에 파키스탄이 각각 미국에 협조한 대가로 핵보유국이 됐다.

이들 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인 정권 시절 주변 흑인 국가들의 침공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 속에 1980년대에 핵보유국이 된 적이 있다. 남아공의 백인 정권은 정부 권력이 흑인들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1989~1994년 자발적으로 모든 핵탄두를 해체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했다. 핵개발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속에 온갖 제재와 공격을 당하는 이란은 정작 아직까지 한 번도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

북한은 동구권이 무너진 1990년대 ‘선군정치’ ‘고난의 행군’으로 대변되는 과정을 거치며 2006년 10월 9일 첫 핵실험에 성공했다. 2017년 9월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시행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공식적으로 전 세계 마지막 핵실험 사례로 남았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입장에서 경제적으로도, 지정학적으로도 큰 매력이 없는 북한은 이후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미 동북아시아에서 중국, 러시아 견제에 필요한 물자와 장소를 제공하는 한국, 일본이 든든하게 있는 상황에서 핵을 지렛대로 북미 수교까지 성사시키려고 했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구상은 현 김정은 국무위원장 때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묵인 속에 강도 높은 제재 없이 핵무기를 개발한 다른 제3국들의 사례는 지금까지도 북한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핵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지인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전용기 안에서 “나는 그들이 일종의 핵보유국(뉴클리어파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지난달 21일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호응 메시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에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정은을 ‘뉴클리어파워’라고 언급하면서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3월에도 김정은에 대해 다시 한 번 뉴클리어파워라는 소갯말을 붙이면서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놓았다. 미국의 명시적인 대북 정책 목표는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이지만,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현실은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박 5일 간의 아시아 순방 기간 한국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발언을 수 차례 내놓았으나, 북한은 끝내 화답하지 않았다.

미국發 핵군비 경쟁 우려 확산…중러, 핵탄두 급속 증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핵실험을 한다고 거론한 ‘다른 나라’는 러시아나 중국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이후 중국은 핵탄두 수를 급속히 늘리고 있고, 러시아도 투발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식 핵실험은 실시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도 이미 미국보다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가 2030년 1000기를 넘어선 뒤 2035년이면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6일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 실험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29일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핵 발전 장치까지 장착한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 실험에도 성공했다고도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3년 11월 CTBT 비준까지 철회한 상태다. 미국도 상원 비준을 받지 못했다는 게 탈퇴의 핑계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자며 2010년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도 내년 2월 5일이면 만료된다. 미국은 이를 1년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거듭 밝힌 입장은 누군가 (핵실험) 유예를 어기면 그에 따라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부레베스트니크 실험은 핵실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NYT는 31일 중국 역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로프노르 핵실험장을 재건하고 있다며 그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핵 전문가 자오퉁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WP를 통해 “만약 미국이 러시아와 비슷한 새 핵 운반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면 중국이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미래 위협에 대비하는 유럽의 프랑스도 28일 기존 잠수함 발사 전략탄도미사일을 개선한 신형 핵미사일을 선보이며 이를 ‘핵억지력 현대화’로 소개했다. 핵보유국 이스라엘은 지난 6월 이란의 핵시설과 미사일 발사대 등을 대거 폭격하고 군 지휘부와 핵 과학자 등을 표적 살해하기도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31일 “미국의 핵실험 재개는 무책임하고 퇴보적”이라고 비난했고,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같은 날 “핵보유국 5곳(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은 핵실험 금지 조치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의 경우 핵무력과는 무관하지만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SSN) 건조는 승인받았다. 이는 핵무기를 탑재하지는 않고 핵을 동력원으로만 쓰는 잠수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핵잠수함을 상업용 선박도 만들기 어려운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만들라고 주문했다.

일본 역시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1일 “한국의 영향으로 핵잠수함 도입을 향한 기운이 한층 더 세질 것”이라는 방위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일본 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봤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따라 미소 냉전 당시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핵군비 경쟁에 한층 불이 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매우 곧”이 언제일지, 또 핵실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도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핵실험 시설과 인프라 관련 소수 전문 기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며 실험 시설을 운영하는 허니웰 인터내셔널과 핵물질을 다루는 BWX 테크놀로지스, 추가치 알래스카, 제이컵스 솔루션스, 멜 어소시에이츠, 제너럴 아토믹스 등을 수혜 기업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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