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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 기대했다가, 불안·우울”…유방암 재건수술, 뜻밖의 연구 결과 [헬시타임]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유방외과 연구팀

유방암 환자 2만5000명 9년 추적 관찰

유방 재건방식에 따른 정신건강 영향 평가

자가조직, 보형물보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유방암 환자와 상담 중이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유방암 수술 후 유방을 재건할 때 자가조직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정신건강에는 인공 보형물 삽입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전병준 성형외과 교수와 박찬우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를 이용해 유방암 환자 2만 4930명을 최장 9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방 재건방식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자가조직 그룹(5113명)과 보형물 그룹(1만 4738명)을 성향점수매칭으로 1대 3으로 나눠 비교했다.

삼성서울병원 전병준(왼쪽부터) 성형외과 교수, 박찬우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분석 결과 유방을 재건한 환자들의 불안, 우울증, 양극성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수면장애, 물질사용장애 등 정신질환 발병 위험은 자가조직 그룹이 보형물 그룹보다 13% 더 높았다. 특히 불안장애의 상대 위험도는 2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들의 일반적인 선호도와 정신건강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자가조직 재건의 특성상 비용 부담이 크고 지난한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다 보니 기대치가 자연스레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기대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 보니 실망과 심리적 충격이 더 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을 채취한 부위의 통증, 흉터 등도 환자에게 정신적 악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봤다. 유재민 교수는 "같은 유방암 환자라도 50세 이상 연령대는 자가조직 재건 시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더 가파르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어떤 재건방식이 적합할지를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유방 재건 성형 때 환자 본인의 복부나 등의 자가조직을 이용하면 비교적 자연스러운 외형과 촉감으로 되살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유방의 절제와 함께 재건이 이뤄지는 동시 복원수술도 많이 시행된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일부 환자의 경우 지연 재건이 오히려 유리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러 옵션을 두루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전병준 교수는 "5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 자가조직을 이용해 재건하더라도 지연 재건 시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오히려 낮아졌다"며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다면적 평가와 개별화된 접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4년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암환자의 생애 전반에 걸친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전문 연구와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계 저명한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서저리'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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