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만 오면 고향 버프(상태나 능력의 강화 효과를 나타내는 게임 용어)를 받는 것 같아요.”
올 시즌 고지원(21·삼천리)은 고향 제주만 오면 펄펄 난다. 8월 서귀포시에서 치러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더니 두 달 만에 다시 한 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제주시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다.
고지원은 31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진행된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박주영과 함께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적었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인 최가빈과 장수연(이상 8언더파)에 3타 앞선 선두에 나섰다. 첫날에는 선두 최가빈에게 3타 뒤진 공동 8위였는데 단숨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잡고 기분 좋게 출발한 고지원은 3~6번 홀에서 4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타더니 9번 홀(파4)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4번과 5번 홀(이상 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약 2m에 붙였고 9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약 30㎝에 붙인 뒤 버디를 잡는 정교한 아이언 샷을 뽐냈다. 11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인 그는 이후 7홀 연속 파 행진을 벌인 뒤 경기를 마쳤다.
202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고지원은 올 8월 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시드 순번이 낮아 1·2부 투어를 병행하다 이 우승으로 2027년까지 시드를 확보했다. 이번에는 시즌 2승 도전이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전반에 샷이 홀 주변으로 잘 붙어서 어려운 퍼트 없이 쉽게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며 “바람 부는 날 많이 쳐봐서 느껴지는 대로 그냥 치면 된다. 남은 이틀도 별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역시 1승을 거둔 고지원의 언니 고지우는 2언더파 공동 32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시드전행 여부가 결정되는 상금 랭킹 83위 장수연은 공동 2위로 반환점을 돌아 시드 유지 가능성을 부풀렸다. 이번 대회 종료 기준 상금 상위 60명만 내년 시드를 받는다. 또 올해 데뷔해 신인왕 경쟁 중인 신인 랭킹 1~3위 서교림·김시현·송은아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서교림과 김시현이 나란히 6언더파 공동 7위, 송은아는 5언더파 공동 16위다. 2014·2015년 이 대회 2연패 이후 10년 만에 출전한 전인지도 공동 16위다.
시즌 3승의 다승 공동 선두 3명 중에는 홍정민만 살아남았다. 홍정민은 공동 20위(4언더파)로 마친 반면 이예원은 1오버파로 컷 탈락했고 방신실은 팔꿈치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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