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미·중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라시아 시장으로 뻗어가는 ‘부산발 신(新) 물류 루트’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최근 중국 훈춘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주요 물류 거점 지역에 ‘물류개척단’을 파견했다. 이번 방문은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 부산~훈춘~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유라시아 물류 벨트 구축을 목표로 진행됐다.
개척단에는 부산경제진흥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지역 물류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훈춘 종합보세구와 전자상거래산업단지, 러시아 자루비노항, 현지 물류기업 안리푸드(Anryfood)와 로쥐카플류스(Lozhka Plyus) 제조공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지 인프라를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부산 물류기업 레오나해운항공이 러시아 대표 물류기업 트리아다 디브이(DV)와 물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트리아다 디브이는 연해주 및 극동지역에서 연간 10만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 이상을 운송하는 대표 기업으로, 양사는 물류·공급망 관리, 정보·기술 교류, 지속 가능한 동반 파트너십 구축에 뜻을 모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부산~블라디보스토크 물류 활성화 포럼’이 열렸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 공무원과 양국 물류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해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한-러 협력 방안’을 주제로 논의했다.
포럼에서는 복합운송 인프라 구축과 북극항로 활용 협력,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구체적 실행 과제가 제시되며 지역 물류기업의 유라시아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부산시·블라디보스토크시 공식 회의에서는 인적·물적 교류 확대뿐 아니라 문화·체육·청소년 분야 협력 강화 방안도 함께 다뤄졌다. 개척단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훗카항 일대 물류시설을 둘러보고 중고차·석탄·철광석 등 주요 수출품의 물류 체계를 점검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는 이번 개척단 파견으로 극동과 유럽을 잇는 ‘부산발 북방 루트’의 실질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미·중 중심의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유라시아 신흥시장으로 향하는 새로운 수출 통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봉철 시 디지털경제실장은 “이번 물류개척단 파견은 북극항로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 청사진”이라며 “부산 수출기업의 유라시아 진출 확대와 함께 부산이 동북아 해상물류의 허브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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