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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전극의 ‘은 옷’ 갈아입혔더니…전기가 2배 더 잘 통한다

국내 연구진, 은 나노와이어 절연체 피복 대체 기술 개발

저항 43% 감소·은 나노와이어 기반 투명 히터 성능 향상

스핀 코딩을 이용한 은 나노 와이어 표면 교환 과정 모식도. 연구그림=UNIST




투명전극에 전기가 더 잘 흐르도록 하는 기술이 나왔다. ‘나노 전선’ 역할을 하는 은(Ag) 나노와이어의 피복을 교체하는 기술이다. 피복이 교체된 은 나노와이어 전극은 전기가 2배 가까이 더 잘 흐를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좋아졌다. 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을 이용한 접히거나 돌돌 말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기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권태혁 교수팀은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 KAIST 조은애 교수, 수원대학교 박상원 교수팀과 함께 간단한 용액 스핀 코팅만으로 은 나노와이어의 ‘절연 피복’을 대체함으로써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은 나노와이어는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가는 금속 실로, 이를 얽히게 배열하면 전기가 흐르면서도 빛을 투과시키는 ‘투명 전극’이 된다. 유연성도 좋아 접히거나 구부러지는 전자기기에 적합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PVP가 문제였다.

PVP는 나노와이어를 가늘고 긴 형태로 성장시키기 위해 와이어 표면을 감싸주는 물질인데, 마치 전선을 둘러싼 절연 피복 역할도 해 전기가 흐르지 못하게 한다. 결국 나노와이어끼리 맞닿는 부분에서 전류가 끊기고 전극 전체 저항이 커지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에틸렌글리콜(EG) 용액을 이용해 이 PVP 절연막을 손쉽게 교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은 나노와이어를 에틸렌글리콜 용액에 담아 빠르게 회전시키면, PVP가 걷혀 나가고 전기가 통하는 새 막이 형성된다. 이 막은 전류 흐름을 높이는 동시에 은 나노와이어를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고 투명도까지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권태혁 UNIST 교수는 “대체 물질의 점도와 휘발성, 수소 결합 능력과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이러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절연막이 교체된 은 나노와이어 전극은 저항이 43% 감소해 전기가 두 배 가까이 잘 통하게 됐다. 이 전극은 고온(85℃)·다습(85%) 환경에서도 성능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빛 투과율도 소폭 상승해 더 밝고 투명한 전극을 만들 수 있었다.

또 이 전극으로 만든 투명 히터는 기존 대비 35% 이상 발열 성능이 향상됐다. 저항이 낮아져 전류가 더 잘 흐르기 때문에 히터를 켠 지 약 6분 만에 온도가 140~145℃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기존 은나노와이어 히터는 102℃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는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필수 전력설비인 전선의 경우, 외부 피복이 내부 금속을 주변 환경부터 보호해 전기적 안정성을 높이지만, 은 나노와이어 경우에는 보호 피복이 오히려 전기 저항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복잡한 장비나 고온처리 없이 간단한 공정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센서, 전자 종이, 투명 히터 등 차세대 전자기기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UNIST 화학과 권준혁 석·박통합과정생, 신현오 박사와 한전 전력연구원 소준영 책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권위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9월 30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연구 수행은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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