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등을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한 뒤 ‘잘 받았다’는 취지의 통화를 주고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전씨는 이날 재판부가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물건을 ‘김건희에게 주라’고 한 이후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물건을) 잘 받았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는 김건희 여사가 물건을 받는 자체를 꺼려한 부분이 있었다”며 “마음의 선물로 주는 건데 상관없지 않느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두세 번째 물건을 전달할 때는 김건희 여사가 물건을 꺼림 없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가 수사과정과 법정에서의 진술이 달라진 이유를 묻자 전씨는 “전달 과정에 대해 모면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법정에서는 진실을 말하고, 진술 속에서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사과정에서 법정과 다른 진술을 한 것이 김건희 여사나 김씨 측 인사와 협의한 결과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외압이 많았다”며 “지금은 사실대로 진술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금품을 돌려받는 과정에 대해서는 “김 여사 측이 돌려준다고 했다”며 “뭔가 좋지 않은 이유로 돌려준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건으로 인해 말썽이나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서증조사가 이뤄졌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30일부터 김 여사와 윤 전 세계본부장의 통화 내용, 전성배 씨와 윤 씨 간 문자 메시지 등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된 다양한 증거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특히 20대 대선이 끝난 직후 이뤄진 김 여사와 윤 전 본부장의 통화에서 김 여사는 “이번에 여러 가지로 도와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는 애초부터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저희가 이번에는 교회뿐 아니라 학교, 기업체 등 대한민국 전체 조직이 움직인 건 처음이었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통화 말미에 “총재님께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공개적으로 인사를 드리겠다. 전 고문님과 상의해 의견을 나눠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4ou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