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만나 스캠 범죄 대응을 위해 한국인 경찰을 현지로 파견하는 ‘코리아전담반’을 가동하는 데 합의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구금 사태 파장이 커지자 양국 정상이 직접 나서 수사·대응 공조 의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7일 마네트 총리와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취임 후 첫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스캠 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인 전담 한·캄보디아 태스크포스(TF)’ 명칭의 코리아전담반을 11월부터 가동하는 데 합의했다. 전담반은 한국 경찰을 캄보디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운영을 함께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파견 규모와 운영 방식은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시작과 동시에 초국가 범죄 근절 의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스캠 범죄 때문에 국민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라고 말을 꺼내자 마네트 총리는 “캄보디아 경찰 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즉시 조사해 범인을 체포했다. 스캠에 관련된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한국과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범죄 대응에서) 캄보디아 당국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각별히 배려해준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마네트 총리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한국인 대학생을 언급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스캠 범죄 단지 집중 단속 등 강력 대응으로 캄보디아 치안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 치안 개선과 코리아전담반 가동을 계기로 프놈펜 등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 하향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정상회담인 만큼 두 정상은 양국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와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유사한 경험이 많다”며 “한국이 한 발짝 앞서 나가고는 있지만 한국이 캄보디아에도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캄보디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교민에 대한 캄보디아의 각별한 배려에 감사드리며 양국이 지금과 다른 새로운 단계의 협력 관계를 맺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네트 총리는 특히 국방·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육군 사령관을 맡을 당시 한국군과 매우 좋은 군 간 관계를 유지했고 한국군 팀도 캄보디아에서 연합훈련을 한 적 있다”며 “한국 군함이 캄보디아에 기항한 적도 있는 만큼 해군과도 협력을 증진시켜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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