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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도 몰랐다"…7억짜리 다회용기 배달 '공회전'

서울시, 4월부터 한강공원에 도입

6개월간 실적 197건 불과

반납절차 등 불편…시민 활용 저조

23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배달존의 다회용기 반납함. 회수되지 않은 용기가 며칠 째 남겨진 채 방치돼 있다. 신서희 기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한강공원 다회 용기 배달 서비스가 운영 반년이 지난 현재 사실상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에 다회 용기 반납함까지 설치했는데도 시민들의 이용이 거의 없다 보니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4월부터 9월까지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에서 진행된 다회 용기 배달 주문은 총 19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의도 한강공원의 경우 7·8월 배달 건수는 각 1건에 그쳤다.

시는 올 4월 여의도 한강공원 배달존 3곳과 뚝섬 한강공원 배달존 2곳에 배달 다회 용기 전용 반납함을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다회 용기 배달 서비스는 배달 음식을 먹은 뒤 버려지는 일회 용기 등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2022년 도입한 ‘제로식당’ 정책의 확장판이다.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 용기 사용’을 선택하면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긴 음식이 배달되고 식사를 마친 용기는 별도 절차를 거쳐 수거해가는 식이다. 제로식당 가맹점은 2023년 말 1099곳에서 올 9월 2749곳으로 늘었다.



이에 서울시는 서비스 이용 가능 장소를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으로 넓혔지만 이용객은 좀처럼 늘지 않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 부족이 꼽힌다.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대개 배달 음식을 받아서 먹은 뒤 바로 치우는 편인데 다회 용기에 담아 달라고 주문하면 음식을 먹은 뒤 반납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치킨을 주문한 대학생 박 모(20) 씨는 “이곳에서 다회 용기 배달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친구들과 간단히 먹고 치우려고 음식 배달을 이용하는데 용기를 반납까지 해야 하는 것은 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앱 접근성도 서비스 확대에 걸림돌이다. 배달 앱은 현재 다회 용기를 제공하는 매장을 별도로 알려주지 않다 보니 이용자가 직접 ‘다회 용기’라는 키워드를 검색해서 주문이 가능한 식당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또 한강공원 이용객이 많이 찾는 치킨·피자 등은 대부분 다회 용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반납 시스템 이용도 쉽지 않다. 회수 신청은 주문자 본인만 가능하고 다른 사람이 할 경우 휴대폰 번호 인증 단계에서 막힌다. 기자가 반납함 옆에 방치된 용기를 대신 반납해 보려 했지만 본인 인증 단계를 넘지 못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한 상인은 “반납함을 쓰레기통으로 오해한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주변에 잔뜩 쌓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예산은 꾸준히 투입되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다회 용기 이용 활성화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42억 7800만 원으로 이 중 7억 원이 배달 분야에 쓰인다. 시 관계자는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하고 배달앱 쿠폰 제공 등 이벤트를 강화해 이용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며 “현장 노출과 안내 방식도 점차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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