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연방 이민당국이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여 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 시위가 이어지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인 밀집 지역인 코리아타운까지 단속이 확대될 가능성에 현지 교민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0분쯤 맨해튼 남부 차이나타운 인근 커낼가 일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수십 명이 마스크를 쓴 채 긴급 작전을 펼쳤다. 현장에는 장갑차까지 투입됐다. 커낼가는 서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노점을 차리고 짝퉁 명품 가방과 지갑, 시계 등을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안보부는 “첩보에 기반한 특정 대상 단속이었다”며 “불법 위조품 판매 등 범죄 활동에 연루된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말리, 세네갈, 모리타니, 기니 등 서아프리카 출신으로 모두 합법적 체류 자격이 없었으며, 이 중 5명은 강도·절도·가정폭력·마약 밀매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자 수십 명의 시민이 몰려들며 “이민자의 도시에서 인간 사냥을 멈춰라”는 구호를 외쳤다. 연방 요원들이 장갑차를 앞세워 시위대와 대치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일대는 한동안 마비됐다. 단속 종료 뒤에도 100여 명이 맨해튼 남부 ICE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무작위 단속이 아니라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겨냥한 작전이었다”며 “뉴욕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석방된 불법 이민자가 너무 많다. 앞으로 단속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 이민 단체들은 이번 단속이 코리아타운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질 경우 한인 사회에도 큰 불안이 확산될 것이라며 이민자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의 기습 단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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