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경북 김천시가 말 그대로 '김밥천국'이 된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대항면 사명대사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2회 김천김밥축제' 때문이다.
이 축제는 원래 밈(meme)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김천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설문조사를 통해 "김천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묻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4%)가 '김밥천국'을 꼽았다.
실제 김천이 김밥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었지만 시는 "이왕 불리는 대로 진짜 김밥천국을 만들어보자"는 발상으로 축제를 기획했다.
그러나 첫 회는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축제 시작 3시간 만에 김밥이 동났고 방문객들은 "컵라면만 먹고 왔다", "셔틀버스 부족해 줄만 1시간"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SNS에는 '김밥 없는 김밥축제'라는 말까지 돌았다.
김천시 관계자는 "2만 명 정도 올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10만 명 가까이 몰렸다"며 "사실상 김천 인구(13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와서 대비가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김천시는 올해 축제를 두고 '작정했다'는 표현을 쓴다. 올해 준비한 김밥만 10만인분으로 작년(1만 6000인분)의 6배다. 참여 업체도 8곳에서 32곳으로 늘렸고 전국 각지에서 김밥을 공수해온다.
현장에서는 50종이 넘는 김밥을 맛볼 수 있다. 냉동김밥, 톳김밥, 대파김밥, 갈치김밥 등 이색 메뉴가 줄줄이 등장한다. 특히 지난달 '제2회 김천김밥쿡킹대회' 우승작인 '호두마요제육김밥'이 첫 공개된다. 김천 특산품인 지례 흑돼지를 활용한 메뉴다.
김천 지역 식품업체 '대정'은 현장에 김밥 생산라인을 설치해 1시간에 1000줄을 뽑는 과정을 직접 선보인다.
올해는 혼잡도 '제로'를 목표로 시스템도 대폭 강화했다. 모든 김밥 부스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김밥 종류별 남은 수량을 보여주는 대형 전광판도 세운다. 원하는 김밥이 품절됐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통도 개선됐다. 셔틀버스는 지난해 10대에서 50대로 늘렸고 KTX김천구미역·김천역·시청 등 12개 구간에서 운행한다. 셔틀을 이용하면 김밥 1000원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행사장과 주차장 역시 작년의 5배 규모로 확장했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지난해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올해는 모든 준비를 완벽히 마쳤다"며 "김천김밥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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