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가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통번역 기능을 갖춘 ‘AI 스마트 안경’을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시범 도입한다. 부산대는 23일 “이번 사업은 대학의 ‘AX 대전환(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프로젝트’ 핵심 과제로, AI 기술의 도입 적합성과 활용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AI 통번역 안경’은 착용자가 실시간으로 다국어 자막을 볼 수 있는 혁신적 교육 도구다. 강의나 회의, 세미나 등 외국어로 진행되는 발언을 즉시 인식·번역해 착용자의 시야에 자연스럽게 자막 형태로 표시한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스페인어·프랑스어 등 20여 개 언어를 98% 이상 정확도로 지원하며 향후 70개 언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스마트 안경은 최신 음성인식 및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결합해 기존 모바일 번역 앱보다 높은 정확도와 반응 속도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부산대가 도입한 제품은 엑스퍼트아이엔씨가 개발한 것으로, 2025 CES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AI 스마트안경’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부산대는 지난 15일 ‘AX선도위원회’를 열고 ‘AI 통번역 안경’과 ‘통번역 앱’을 우선 시범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시범 운영은 AI 기술의 실효성과 캠퍼스 내 적용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과정이다.
부산대는 향후 교육 분야와 함께 연구 데이터 분석, 행정 자동화, 정보 접근성 향상 등 다양한 영역으로 AI 기술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과 협력해 ‘AI 신뢰성·윤리성 검증체계(AI Reliability & Ethics Framework)’를 공동 설계하고 이를 대학 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AI 안경은 교수진과 행정 부서, 대학원 강의실 등에 우선 도입돼 효용성을 평가받는다. 부산대는 이후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확대·보급하고 외국인 유학생 심리상담 등 지원이 부족했던 영역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언어 장벽 없는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대학 최초로 ‘AI 학습보조 웨어러블 시스템’의 실질적 운영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이번 AI 통번역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대학 교육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근본적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언어 장벽으로 인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전 세계 인재들이 부산대에서 자유롭게 학문적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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