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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존재않는 IB, 사교육 해결 실마리될 것"

■ 우종수 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서울대 IB연구센터에 10억 기부

학습자 자기주도적 성장 추구하는

IBO 운영 국제공인 교육프로그램

학생 탐구력·자율성 평가에 초점

'엘리트 교육' '사대주의'는 오해

공교육으로 정착하면 사라질 것

우종수 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B 교육은 이미 반세기 넘게 국제적 신뢰를 쌓은 교육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국제바칼로레아(IB)는 이미 반세기 넘게 국제적 신뢰를 쌓은 교육 시스템이에요. 이를 한국 현실에 맞게 소화하고 발전시킨다면 우리가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계를 리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에 IB 교육연구센터 설립 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한 우종수 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혹은 20년 뒤 IB 교육을 받은 세대가 한국 곳곳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체계다. 국내에서도 2011년 경기외고를 시작으로 도입 학교가 늘어 현재 60곳 가까운 초중고교가 IB 본부의 인증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우 전 이사장은 포스코기술연구원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사장을 지냈다. 2016년 포항제철고 등 고교 4곳을 비롯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등 12개의 학교를 운영하는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초중등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IB 교육이 주입식 교육과 사교육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우 전 이사장은 “1968년 스위스에서 각국의 유엔 주재원 자녀들이 본국의 대입 시험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자 이들을 위해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대학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국제 공인 대입 시험이자 교육 프로그램이 IB”라며 “모든 나라, 모든 대학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목적이 있다 보니 태생적으로 어느 하나의 이데올로기나 관점을 주입할 수 없었고 따라서 정해진 정답 맞히기 시험이 아닌 각자의 생각과 관점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패러다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B 교육은 외국 제도를 수입하는 사대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19세기 쇄국정책과 다를 바 없는 발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 전 이사장은 “‘왜 외국의 교육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구한말의 쇄국정책이나 중국의 대약진운동, 북한의 주체사상이 떠오른다”며 “세상은 이미 연결돼 있고 우리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야 멀리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인을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원이 드는데 그동안 거인은 이미 더 멀리 가버린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그 어깨에 올라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전 이사장은 IB 교육을 도입하려 할 때 흔히 나오는 부정적 반응을 ‘과거 지향적 사고’라고 꼬집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IB를 하려면 기존 교육을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데 IB는 혁명이 아니라 진화의 과정”이라며 “교사 양성, 평가 기준, 행정 인프라 등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 IB 교육을 ‘수월성 교육’ 또는 ‘엘리트 교육’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우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오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수월성 교육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집중 관리하는 체계지만 IB는 우수 학생 선발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의 탐구력과 자율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IB의 교육과 평가 방식이 사교육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수단으로 축소시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IB 교육은 외국인학교나 국제학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영어 IB만 가능해 영어 실력이 IB 교육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국가 공교육 체계로 IB를 정착시킨다면 누구나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특권층 교육’이라는 오해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우 전 이사장은 “IB 교육을 받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이 힘든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하고 싶다”며 “10년 혹은 20년 뒤 IB 교육을 받은 세대가 한국 곳곳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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