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사법연수원 14기)가 20일 본인을 둘러싼 미공개 주식거래 의혹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주식 취득·매도 과정에 ‘위법 사항’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야권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민 특검은 이날 본의 명의의 언론 공지에서 “개인 주식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민 특검이 미공개 주식거래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히 “15년 전 개인적인 일로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묵묵히 특별검사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퇴 압박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혹은 민 특검이 고법 부장판사 시절이던 2010년께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매도해 1억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는 게 골자다. 2009년 10월 우회상장한 네오세미테크가 경영진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2010년 3월 말 거래 정지됐는데 이 과정에서 민 특검은 본인 소유 주식을 팔아 억대 수익을 냈다. 특히 이 회사 대표였던 오 모 씨와 사외이사였던 양재택 변호사가 민 특검과 대전고·서울대 동기 동창이라는 점에서 의혹이 커졌다. 이에 특검팀은 이달 17일 언론 공지에서 ‘민 특검이 2000년 초 지인 소개로 3000만~4000만 원가량을 투자했고 2010년 증권사 직원의 매도 권유로 주식을 1억 3000만여 원에 팔았다’고 해명했으나 여전히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 특검이 네오세미테크 설립 초기 비상장 주식 투자를 소개해준 지인이 누구인지, 거래 정지 직전 주식을 매도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현재 이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 특검의 과거 주식거래 의혹에 대해 “현재 검찰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소·금융감독원과 함께 자료를 협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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