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신이 강림했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투타 두 분야에서 신들린 실력을 뽐내며 팀을 월드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오타니는 이달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밀워키 브루어스와 4차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홈런 3개를 터뜨리며 말 그대로 혼자서 던지고, 혼자서 쳤다.
다저스는 밀워키에 5-1로 승리하며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하고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야구계는 다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는 사실보다 오타니가 써 내려간 전설에 더 주목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19일 '야구 역사상 최고의 단일 경기 퍼포먼스'였다며 그의 위대함에 대해 조목조목 분석했다.
매체가 밝힌 '위대한 이유'는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오타니는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홈런을 터뜨려 포스트시즌은 물론 정규시즌을 포함해도 MLB 역사상 최초로 투수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리드오프 홈런을 친 기록을 세웠다. 그의 홈런 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회와 7회 연거푸 타구를 담 밖으로 넘기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서 3홈런을 친 최초의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마운드 위력도 대단했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밀워키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한 경기 3홈런과 10탈삼진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MLB 역사상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가 투수로서 삼진을 10개 이상 잡아내고, 타자로서 홈런 2개 이상을 때린 것은 통산 두 번째다. 이 기록 역시 두 번 이상 달성한 선수 역시 오타니뿐이다.
기록의 향연은 계속됐다.
오타니의 이날 활약은 MLB 포스트시즌 역사상 13번째 한 경기 3홈런이며 시리즈 향방을 결정짓는 경기에서 나온 6번째 기록이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10탈삼진과 홈런을 기록한 투수는 1960년대를 지배했던 '전설' 밥 깁슨(2회)이 유일했다.
MLB 데이터 분석 시스템 '스탯캐스트'로 본 오타니의 활약은 경기를 지배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날 오타니가 터뜨린 홈런 3개의 타구 속도는 각각 시속 116.5마일(약 187.5㎞), 116.9마일(188.1㎞), 113.6마일(182.8㎞)에 달했다.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2015년 이후 한 경기에서 시속 116마일 이상의 홈런을 두 차례 이상 친 선수는 오타니가 최초다.
투수로서도 시속 100마일(161㎞)이 넘는 강속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이날 경기에서 나온 가장 빠른 투구 11개, 가장 빠른 타구 3개, 가장 긴 비거리 3개는 모두 오타니의 차지였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투타 모든 면에서 경기를 지배했다"며 "중요도를 고려하면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이 같은 맹활약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도 거머쥐었다. 오타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다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우승팀과 월드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시애틀은 17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ALCS 5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 경기에서 6대 2로 승리하며 구단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긴 상태다. 1977년 창단한 시애틀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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