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소방대가 세 번이나 출동했지만 원인은 가스가 아닌 열대 과일 두리안이었다.
최근 독일 매체 dpa통신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달 4일 오후 2시 52분, 독일 비스바덴의 한 쇼핑센터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는 현장 내부에서 알 수 없는 냄새를 감지했으나 해당 건물에는 가스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였다. 가스 감지기에서도 가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소방대는 건물 내부를 환기한 뒤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약 세 시간 뒤인 오후 5시 47분, 같은 쇼핑센터에서 다시 가스 냄새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대는 재차 출동해 주변 상점을 수색했고 결국 냄새의 근원을 찾아냈다. 아시아계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이던 열대 과일 두리안이었다. 소방 당국은 쇼핑센터의 환기 시스템이 두리안 냄새를 건물 전체로 퍼뜨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에도 오후 9시 20분께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신고가 또 접수됐고 원인은 예상대로 두리안이었다. 이날 밤 10시 40분에는 인근 발트슈트라세의 한 아파트에서도 가스 냄새 신고가 들어왔으나 소방대가 현장 조사 끝에 밝혀낸 결과 역시 주민이 보관 중이던 두리안에서 나온 냄새였다.
‘열대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별미로 꼽히지만 특유의 강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한 과일이다. 냄새가 워낙 독해 일부 국가에서는 두리안을 가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호텔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두리안의 냄새가 가스 냄새로 오인되는 이유는 과육에 포함된 ‘에탄티올’ 성분 때문이다. 에탄티올은 유기황화합물의 일종으로 강한 냄새를 내는 특성이 있다. 이 물질은 본래 무색무취인 도시가스에 인위적으로 첨가돼 사람들이 누출 여부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사용된다. 이 때문에 두리안 냄새를 처음 맡는 사람들은 가스가 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한편, 이 같은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2월에는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서 두리안 냄새를 가스 냄새로 오인해 세입자 10여 명이 긴급 대피한 일이 있었다. 2018년에는 호주 멜버른의 한 대학교 도서관에서 두리안이 썩으면서 퍼진 냄새가 가스 누출로 오인돼 500명이 대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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