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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우리 일에 왜 끼어드나"…캄보디아 총리, 한국 향해 '발끈'한 이유?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AP 연합뉴스




캄보디아 현지를 방문한 우리 정부 대응팀을 만난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이번 ‘캄보디아 온라인 범죄 사태’와 관련해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한국과 태국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마네트 총리는 16일(현지시간)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도주 중인 용의자 체포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범죄 예방과 퇴치를 위한 양국 간 공조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캄보디아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한 데 대해 “캄보디아 투자와 관광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조속한 하향을 요청했다. 이어 “한국 내에서 캄보디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마네트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간의 통화에 대해 “캄보디아는 어떤 국가에도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그 나라 지도자는 자국 내부 문제 해결에 집중하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태국 언론이 “아누틴 총리와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 사건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캄보디아 유력지 프놈펜포스트는 “마네트 총리가 김 차관에게 이 같은 발언을 직접 전하며 한국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국 총리 발언을 ‘내정 간섭’으로 간주한 셈이다.

태국 언론 더 내이션은 이날 “아누틴 총리가 통화에서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한 온라인 사기 조직 단속을 위해 한국과 협력할 의지를 밝혔다’”며 “양국이 역내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캄보디아발 온라인 범죄 피해가 확산하면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태국이 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네트 총리는 “우리 문제를 외국이 대신 해결할 필요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태국 총리를 향해 “다른 나라 문제에 관여하기보다 자국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지난 7월에도 전투기와 다연장로켓포를 동원한 무력 충돌을 벌인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발언이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을 넘어, 양국 간 긴장 재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아누틴 총리가 첫 통화를 통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 등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캄보디아 문제에 대한 언급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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