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버디-이글-버디-버디-버디. 17일 이상희(33)의 경기 중반 스코어다. 첫날 9언더파를 친 이수민의 스코어도 놀라웠는데 이튿날 10언더파가 나왔다.
이상희는 17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파72)에서 계속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더채리티클래식(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잡는 동안 노 보기 플레이를 이어가며 10언더파 62타를 적었다. 10번 홀로 출발해 16번 홀(파5)에서는 기막힌 두 번째 샷으로 1m 안쪽 이글 퍼트도 잡았다. 합계 11언더파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오르면서 이상희는 8년여 만의 통산 5승 희망을 부풀렸다.
이상희는 2012년 KPGA 대상에 빛나는 강자다. 2011년 첫 우승 때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썼고 이듬해에는 일본 투어 Q스쿨을 수석 합격하기도 했다. KPGA 선수권과 SK텔레콤 오픈 등 굵직한 대회들을 제패했지만 4승 뒤 우승 가뭄이 너무 길다. “한 라운드 10언더파는 처음”이라는 이상희는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우승 트로피를 갖고 납골당(봉안당)을 찾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목표가 부담으로 다가오더라. 그저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자는 마인드로 바꾼 뒤로 좋은 흐름이 온 듯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일본 투어 대회에서 공동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최고 성적은 4월 국내 개막전 때 기록한 공동 2위다.
스피드 3.7m의 고난도 그린을 잘도 요리한 이상희는 “서원밸리에서 하는 대회는 첫 출전인데 확실히 그린이 빠르고 경사도 까다롭다”며 “오늘 퍼트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잘됐다”고 했다. 4라운드가 열릴 19일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단단해질 그린 적응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1타밖에 못 줄인 이수민이 10언더파 2위로 내려갔고 43세 문경준은 9언더파로 반환점을 돌았다. 박상현은 7언더파, 최근 미국 진출을 확정한 이승택은 6언더파다. 시즌 3승의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옥태훈은 2타를 줄여 5언더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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