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누적 사망자가 400명을 넘어섰지만, 정부의 예방 예산은 ‘0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을)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FTS 누적 사망자는 총 406명으로 치명률은 18.2%에 달했다.
앞서 올해 농식품부 총예산 18조7416억 원 중 SFTS 예방, 참진드기 방제, 농업인 대상 교육 등에 배정된 예산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농식품부 관계부처 확인 결과 실제로는 관련 예산 40억1500만 원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SFTS는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질환은 주로 4월부터 11월 사이, 진드기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발생하며, 감염 후 약 4~15일(1~2주)의 잠복기를 거친다.
감염자는 38도 이상의 고열,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 식욕부진·근육통·피로감,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 등의 증상을 겪는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의식 저하, 혼수, 신경계 이상,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출혈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감염 위험 요인의 63%가 밭일·임산물 채취 등 농업 활동 중에 발생했고, 환자의 84.4%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고령층 농업인 직업병’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조 의원은 “농민들이 살인 진드기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는 동안, 주무 부처는 예방 예산은커녕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SFTS를 즉시 농업인 직업병으로 공식 인정하고, 진드기 기피제·보호복 보급 등 실질적인 예방 대책과 예산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