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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단지 지배하는 두목들의 실체는…" 납치·살인 배후에 '삼합회' 있었다

'온라인 스캠' 범죄조직과 전쟁에 나선 캄보디아 당국 합동단속반이 지난 8월 캄폿주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서 체포한 중국인들을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사기 범죄의 상당수가 중국계 폭력조직과 연결돼 있으며, 그 중심에 삼합회(三合會)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에 따르면, 삼합회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지에서 납치·인신매매·감금·고문·사기 등 다양한 불법 행위와 깊은 연관이 있다.

보고서는 중국 범죄 조직들이 본래 마카오 등에서 도박 산업 기반의 활동을 해 왔으나, 현지 단속 강화 등을 계기로 활동 무대를 동남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경제특구 등 일부 지역은 삼합회 계열 조직인 ‘14K’와 ‘선이온(新義安)’의 거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지역들에선 느슨한 규제와 외국 자본의 대규모 유입 등 여건이 맞물리며 카지노와 온라인 사기 산업이 급성장했다. 중국계 조직들은 제도적 통제를 상대적으로 받지 않는 환경에서, 지역 권력층의 비호까지 받으며 불법 활동을 확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아누크빌 외에도 태국 접경 라오스 북서부 보케오주의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 역시 인신매매·온라인 사기·마약 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UNODC는 지적했다. 이 사례들은 강력한 규제가 부재한 경제특구가 범죄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2010년대 캄보디아에는 카지노와 리조트 등에 막대한 중국 자본이 유입됐고, 2020년대에 접어들며 범죄단지의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카지노 사업권을 좇아 진출한 조직들은 코로나19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영역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보이스피싱·로맨스 스캠·가상자산 투자 사기 등 다양한 수법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이들 조직은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사람들을 유인하거나 납치·인신매매를 통해 인력을 확보한 뒤 감금 상태에서 강제로 사기 행위에 가담시키는 수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합회 계열 가운데서는 ‘14K’가 동남아 온라인 범죄와 관련해 가장 자주 거론된다. ‘부러진 이빨’로 불리는 완 콕코이(尹國駒)는 14K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삼합회 조직 두목 출신으로 마카오에서 악명이 높았으며, 1998년 체포돼 약 14년간 복역한 뒤 2012년 출소했다. 출소 당시에는 “조용히 살고 싶다”는 말을 남겼으나 곧 활동을 재개해 동남아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캄보디아에서 그는 2018년 ‘세계 홍먼 역사문화협회’를 설립해 암호화폐 개발·부동산 등 여러 사업을 벌였고, 최근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보호 전문 경비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완 콕코이가 동남아에서 불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2020년 해당 계열 3개 법인에 제재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당국은 홍먼 측이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의 일부 지도층 인사를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살해된 사건이 불거지며 인신매매·납치·온라인 사기 문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UNODC는 이러한 초국가적 범죄가 다방면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들 조직이 남미·아프리카·중동·유럽 등지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으며, 잠비아·앙골라·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피지·팔라우·통가·동티모르 등 태평양 섬나라들이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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