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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국회의원의 욕설·막말·망동





‘의회(parliament)’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말하다(parler)’에서 유래한다. 정치 이념이 서로 다른 국민 대표들이 모여 말(言)로 논쟁하고 토론하며 대안을 찾는 곳임을 뜻한다. ‘리바이어던’을 쓴 토머스 홉스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이 투표를 통해 만든, 국가를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여겼다.

그러나 우리 국민 눈에 비친 한국 국회의 자화상은 왜곡되고 뒤틀려 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막말과 욕설, 망동이 악취를 풍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극단의 모습이 드러났다. 13일 법사위 국감에서 고령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질의 시간을 넘긴 것에 항의하자 “조용히 해”라고 윽박질렀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연세 많다고 반말해도 됩니까, 존칭해주세요”라고 항의하자 “너한테는 해도 돼” “나는 옛날부터 너한테는 말 내렸어”라며 맞받았다. 국방위 국감에서는 여야 간에 “왜 지X이야” 등의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이 오갔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14일 과방위 국감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보낸 막말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한심한 XX”라며 맞대응했다.



인격을 모독하는 망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조희대 대법원장 얼굴을 교묘하게 합성하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면책 특권 뒤에 숨은 의원들의 몰상식한 막말과 망동은 국민이 아닌 강성 지지층에 잘 보이기 위한 것이다. 객관적이고 엄격한 징계 규정이 없는 것도 욕설 악순환을 양산하는 요인이다. 의원 막말은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회 불신과 정치 혐오를 초래한다. 독일이 면책 특권 박탈, 영국이 직무 정지, 프랑스가 세비 감액 등의 강력한 징계 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언격(言格)은 국격이다. 우리 국회가 과연 그럴 만한 용기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실효성 있는 처벌 조항을 만들고 적용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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