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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몸매 챌린지'까지 시켰는데"…W 코리아 '유방암 캠페인' 논란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유명 연예인들이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러브 유어 더블유’에 참석했다. W 코리아 공식 SNS 갈무리




유방암 인식 향상을 취지로 내세운 패션 매거진 W 코리아의 캠페인 파티가 본래 의미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반면 같은 시기 열린 또 다른 유방암 인식 행사 ‘핑크런’은 참여자와 후원 기업이 함께한 기부형 캠페인으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며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방암 인식 캠페인’이라더니…술 마시고 ‘몸매’ 부른 파티


W 코리아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를 개최했다.

2006년 시작해 올해로 20회를 맞은 이 행사는 W 코리아에서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자선 행사로, 갈라 디너와 파티를 열어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고 수익금 일부로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행사 현장을 담은 유튜브 생중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이 공개되자 "캠페인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행사장은 각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로 붐볐고, 와인을 비롯한 주류가 제공됐다. ‘유방암 인식 캠페인’이라는 공식 콘셉트와 달리 행사 분위기는 화려한 파티에 가까웠다.

특히 초대 가수 박재범이 ‘몸매’를 무대로 선보인 점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곡에는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둥이”, "택시 기사처럼 넌 쭉쭉 가고 빵빵 해" 등 여성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가사가 포함돼 있다.

W 코리아 공식 SNS 갈무리


여기에 현장에서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에게 시킨 'Sugar on my tongue' 챌린지도 논란을 키웠다. 이 노래에는 “like sugar on my tongue, your body is so sweet”, “invite me if you come” 등 ‘네 몸은 달콤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특히 가사에 맞춰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동작이 포함돼 있었고, 카리나가 직접 참여한 영상이 W코리아 공식 SNS에 게시되며 비판 여론이 폭발했다.

두 장면 모두 유방 절제 경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부적절한 연출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유방암 인식 캠페인에서 ‘몸매’ 노래에 이어 ‘몸을 쓸어내리는’ 챌린지를 시키는 건 모순”, “유방암 환자를 조롱하는 건가”, “진짜 인식은커녕 희화화만 남았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박재범은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암 환자 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며 “저도 부상인 상태로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공연 열심히 했으니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다만 W 코리아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또 다른 유방암 인식 캠페인 '핑크런'은 호평...왜?


반면 같은 달 한국유방건강재단, 한국유방암학회, 대한암협회,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하나은행이 후원한 ‘2025 핑크런’은 참여와 기부를 중심으로 진행돼 본래 캠페인 취지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12일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이 행사는 ‘유방 건강 인식 향상’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약 5000여 명이 참여해 함께 달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모금액 1억9259만 원 전액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됐다.

현장에는 ‘핑크리본캠페인존’이 마련돼 유방 건강 관련 정보와 자가 검진 방법 등이 소개됐고,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가 운영됐다.

2025 핑크런 제공


“술은 유방암 주요 위험 요인”...우리나라 유방암 실태는


유방암의 주요 발병 요인 중 하나로 음주가 꾸준히 지목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유방암 인식 캠페인’ 현장에서 술이 자연스럽게 등장한 연출은 행사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여성 암 발생 1위는 유방암으로, 매년 약 3만 명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40대 8589명, 50대 8447명, 60대 5978명, 70대 2611명, 30대 2096명 순으로 집계돼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405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방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서구형 식습관, 음주·흡연, 운동 부족과 비만, 유전적 요인 등을 꼽는다.이 중에서도 음주는 각종 연구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확실한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런 이유로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참석해 샴페인을 즐기는 ‘러브 유어 더블유’는 '유방암 인식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W 코리아의 '러브 유어 더블유'는 2006년부터 약 11억 원의 누적 기부금을 모았지만, 2001년부터 시작된 '핑크런'은 누적 기부금 43억 원을 기록해 "보여주기식 행사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술 마시고 '몸매 챌린지'까지 시켰는데"…W 코리아 '유방암 캠페인' 논란 [이슈, 풀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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