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야 간 힘의 균형은 결국 지지율이라 지방선거에서 이긴다면 협치의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며 선거 승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승패를 좌우할 공천 기준을 두고는 ‘당성(당에 대한 충성도)’을 꼽으며 “당과 하나될 인물을 데려와야지, 외부 인물을 영입하는 것만이 승리의 길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정치 탄압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불안에서 공포로 넘어가는 단계”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가 반복되면 다시 강경한 투쟁 모드로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척이 더딘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신뢰 관계 회복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공식을 깨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50일이 지났다. 인상 깊었던 순간은.
민주당과 특검의 파상 공세가 있던 9월 말 언저리가 가장 힘들었다. 우선 이재명 정권의 실정을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 지지층을 결집해서 대여 투쟁에 나서기 위한 동력부터 확보해야만 했다. 보수정권으로선 한참 만에 장외투쟁에 나선 건데, 감사하게도 많은 당원과 우파 시민이 함께해주셨다. 당 내부에서 “장외투쟁을 하면 큰일 난다. 중도층이 떠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기대했던 결과물을 얻었다.
일각선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중도 확장에 나서라는 요구로 들린다. 일단 제대로 싸우려면 우리에게 힘을 전적으로 실어줄 지지층이 있어야 한다. 대선 때 계엄과 탄핵을 겪고도 우리는 42%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정작 전당대회 직전에는 당 지지율이 16%까지 내려갔다. 지지층과 중도를 함께 살피는 균형 감각도 필요하지만 일단 우리의 지지층이 국민의힘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급하다.
이재명 정부의 문제는 무엇인가.
일단 실력이 없다. 관세 협상부터 대북 정책,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사태, 국정 자원 화재 사고에 이르기까지 이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불안감뿐이다. 환율과 집값이 올라가는데 대책은 없고 입으로 코스피 5000을 얘기하면서 민주노총에 사로잡혀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을 통과시켰다. 어느 순간부터 민생 얘기조차 없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며 야당을 말살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정치 탄압을 넘어 일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불안에서 공포로 넘어가는 단계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안 풀리는 원인은.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이 대통령이라는 사람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내각에 믿을 수 없는 사람만 잔뜩 있고 미중 패권 전쟁이 펼쳐지는데 계속 중국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니 못 믿는 거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공식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그런데도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정리할 수도 없으니 결국 반미 선동에 나서고 있지 않나.
국민의힘은 대안이 있나.
미국과의 신뢰 관계 회복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이 문제를 정부·여당이 혼자 풀 수 없으니 협치를 제안해도 듣질 않는다.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하자고 제안해도 그 어떤 정보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가 어떻게 꼬여있는지 모르는데, 우리가 해결 방법을 어떻게 알겠나.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을 통과시킬 때도 신중하게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캄보디아 사태 문제,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또 어떤가. 민주당의 폭주는 아이가 쥐약을 집어 먹는 것과 같다. 대안이 문제가 아니라 못 하게끔 막아야 한다. 의회 폭거가 반복되면 우리도 또 다시 강경한 투쟁 모드로 옮겨갈 수 있다.
장외투쟁에 대한 피로감이 큰데.
국회 안에서의 설득은 이제 한계를 맞았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못 하도록 입법을 추진 중이고, 상임위에선 발언권은 물론 간사 선임조차 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어디서 설득할 수 있겠나. 결국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정감사 이후에는 예산안 심사가 있다.
지방선거를 위해 내 편에 퍼주는 예산이 80%는 될 거다. 좌파의 먹이사슬이 된 에너지 정책이 대표적이다. 통일부 장관도 태양광 비리 의혹을 받는데도 떳떳하게 장관이 됐지 않나.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일방적인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집어넣지 못한 지역 예산안을 넣으려고 눈 뒤집혀 달려들 거다.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이재명 정부 내 국가 빚은 사상 최대를 찍을 것이고 청년들은 자기 소득의 반 이상을 앞선 세대가 펑펑 쓴 국가 빚을 갚는 데 쓰는 암울한 시기가 올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견제 장치 없는 권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무능하면 말이라도 들어야 할 텐데 이 정부는 대통령 한 명 살리기에만 온통 관심이 있다. 결국 모두가 망가지고 이재명 한 사람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게 될 거다.
지방선거 목표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서울과 부산·충청권을 기준으로 5대5 정도의 싸움을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 척도라고 본다. 힘의 균형은 결국 지지율이라 우리가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한다면 협치의 가능성도 크게 열릴 수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전한길 씨의 공천 가능성은.
단일대오를 위해 ‘당성’이 가장 중요하다. 당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인물을 데려와야지, 무조건 밖에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승리의 길은 아니다. 전 씨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군이고, 그분은 의병의 역할을 하는 게 맞다.
한 전 대표 등이 보궐선거에서 험지 출마를 자처하면 공천을 줄건가.
다시 말하다시피 공천의 기본 원칙은 험지가 아닌 당성이다. 험지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나 출직 공직자 평가혁신TF에서 이에 대한 평가 시스템을 잘 만들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개혁신당 등 제3당과 연대 가능성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때 연대가 의미 있다. 예측이 가능하다면 연대로서 ‘플러스 알파’ 효과가 없다. 지금은 어떤 고려도 하지 않고 우리 힘으로 외연을 최대한 확장하는 것이 먼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야당 대표라는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여당의 폭주에 잘 싸워서 견제하라는 목소리로 받아들이겠다.
전당대회 땐 ‘해당 행위자는 당에서 나가라’고 했다.
원내에서는 ‘차라리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될 만큼 단일대오를 흩트리는 인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원외에선 아직 해당 행위성 발언을 하는 분들이 있다. 당무감사위가 활동을 시작했으니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정리할 것이다.
국민과 당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독재의 마지막 단계까지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입법과 특검에 의한 폭력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더 두려운 것은 어느 순간 이게 기본값이 돼 우리가 익숙해지는 것이다. 히틀러를 비롯해 근대와 현대에서 경험했던 독재 권력은 모두 선출된 권력이었다.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한 나라를 삼켜버렸다. 국민이 침묵하지 않도록 우리가 계속 문제를 제기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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