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명소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이 관광객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토시가 훼손된 대나무를 베어내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15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시는 지난 6일 아라시야마 일대 2.3헥타르(ha) 규모의 죽림을 조사한 결과 약 7000그루 중 350그루에서 칼이나 열쇠로 새긴 흔적이 발견됐다. 대부분 알파벳이었지만 가타카나·한자·한글로 보이는 낙서도 확인됐다.
교토부립식물원은 “대나무 표면에 한 번 생긴 흠집은 복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는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일부 대나무에 녹색 테이프를 붙였으나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토시는 “상처 입은 대나무가 말라 죽거나 쓰러질 위험이 있다”며 관광객들에게 관람 예절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시카와 게이스케 아라시야마 상가회 회장은 “아라시야마를 방문한 추억을 대나무가 아닌 마음에 새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나무숲 낙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비슷한 훼손 사례가 논란이 됐으며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잠시 잦아들었다가 올해 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은 세계유산인 텐류지 북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와 햇빛이 스며드는 풍경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꼽힌다. 할리우드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배경으로도 등장해 세계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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