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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싸움도 붙었다… 미중 분쟁, 어디까지 번지나[페트로-일렉트로]


※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사 하단에 있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로고가 적힌 전광판을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엲바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제 양국 간 분쟁은 관세에 관세로 응수하는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첨단 기술과 플랫폼, 핵심 광물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패권국과 도전국이 맞부딪히고 있는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서로의 약점을 겨누고 있습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빅테크를 가진 미국은 AI 칩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고요. 이에 대응해 중국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희토류 공급을 걸어 잠그고, 최근에는 전력 수요 대응에 필수인 배터리 분야에도 통제 조치를 적용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통제에 전력망 공세로 맞불을 놓은 모양새입니다. 미중 ‘AI 대전’이 에너지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입니다.

中, 희토류 이어 배터리도 ‘무기화’


16일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에 따르면 내달 8일부터 중량 에너지 밀도가 300Wh/kg 이상인 충방전용 리튬이온 배터리 셀 및 팩을 포함한 고성능 배터리와 제조 장비를 국외로 반출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삼원계 양극재 전구체와 인조 흑연 등 음극재, 이를 생산하는 기술과 장비의 수출까지 허가제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이 압도적인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전반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중국은 양극재(70%)와 음극재(85%), 전해질(82%) 등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LFP 배터리의 경우 중국 점유율은 90% 이상입니다.

당장 미국의 배터리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국이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발전소 기준) 가운데 중국산이 65%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음극재 소재인 흑연의 경우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약 18만 톤 가운데 12만 톤이 중국에서 들어왔고요.



배터리 ‘글로벌 티어 1’ 기업엔 中 업체가 다수


기업의 생산 능력도 중국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가 지난달 선정한 글로벌 ‘티어 1’ 클린 테크 기업을 보면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분야에 이름을 올린 비야디(BYD), CATL, 선그로우, 엔비전, 트리나솔라 등 다수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린 반면 미국 기업은 테슬라와 플루언스 정도에 그쳤습니다. S&P 글로벌 측은 “중국 기업들이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핀란드의 바르틸라,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글로벌 티어 1 BESS 기업에 선정됐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단순히 배터리 산업의 우위를 점하고자 이번 조치를 내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AI 산업에도 중국 배터리 공급 축소의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데이터센터 등 AI 붐으로 급증하고 있는 전력 소비량에 대응해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필수 기술로 꼽힙니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미국의 ESS 설치 용량이 2025년 49.52GW에서 2030년 131.75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천연가스가 美 ‘필살 카드’ 되나


AI로 인한 전력 수요 급등을 위해 BESS를 포함해 천연가스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가용한 전원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배터리 무기화’는 미국의 취약점을 공략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도 대안을 찾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국이 풍부하게 보유한 화석 연료가 중국에 대응할 ‘비밀 병기’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AI 붐을 맞아 천연가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전력망 안정화 측면에서도 BESS와 더불어 강점인 전력원으로 꼽히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하루 평균 914억 입방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의 배터리 수출 통제 조치가 내달부터 시행되는 만큼 미국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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