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디지털 화폐 시장 붕괴 속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코스티아 쿠도(Kostya Kudo)’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콘스탄틴 갈리치(32)가 키이우 오볼론스키 지역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갈리치 명의의 권총도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최근 재정적 어려움으로 우울함을 호소하고 친척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는 진술을 확보해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갈리치는 우크라이나 내 대표적 암호화폐 전문가로 ‘크립톨로지 키(Cryptology Key)’라는 거래 아카데미를 공동 창립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6만6000명에 달하며 디지털 자산 투자와 블록체인 분석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왔다.
외신들은 이번 사망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 급락과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직후, 단 하루 만에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 약 4000억달러(한화 약 570조8000억원)가 증발한 것이다. 일부 외신은 갈리치가 이 폭락으로 약 3000만달러(한화 약 428억 원)의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리플 가격은 30%, 비트코인은 10%, 이더리움은 15% 급락했고, 선물 시장에서는 무려 200억달러(한화 약 28조 41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강제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테라·루나 사태 당시보다 더 큰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적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응이 어떤 방식이 될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이 미국의 해운 제재에 맞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를 규제하면서 미·중 해상 무역 갈등이 심화하자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는 또 한 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16% 하락한 11만3356달러, 이더리움은 3.34% 하락한 4127달러, 리플은 4.45% 하락한 2.5달러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다시 한 번 불안정한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투자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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