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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가능한 日이지스함…공격 무기 ‘토마호크’ 장착하러 미국행[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년부터 200기 토마호크 우선 배치

한반도·중국 일부 사정권 둔 공격력 확보

최대사거리 2500㎞·시속 900㎞로 비행

日 방패 아닌 공격 무기 ‘창’ 보유하게 돼

미 해군 순양함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일본이 전쟁 수행 가능한 국가로 발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패전 후 채택한 평화주의에서 탈피해 사실상 일본 군대인 자위대의 해외 파병에 나서는 등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 거침이 없다.

그 시작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인 2014년 7월부터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창설 60주년이었던 당시 각의를 통해 ‘집단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새로운 헌법 해석을 채택했다. 집단 자위권은 동맹국 등 타국이 공격받을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다.

아베 정권의 뒤를 이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반격 능력까지 보유하도록 법을 정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16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적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명기하고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했다.

반격 능력의 보유는 장사정 미사일 등 원거리 공격무기의 확보를 전제로 한다. 이는 일본의 평화헌법과 그에 기초한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에 위배된다. 태평양전쟁 직후 미군정 주도로 마련된 일본의 평화 헌법 제9조 1항·2항은 전력 보유를 금지하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의 비판 속에서도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위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방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전쟁 시작을 알리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대량 구매다. 일본은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 개정에 앞서 미국에 순항미사일 토마호크의 구매를 미국 정부에 타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및 도발에 대한 대응이 명분이다.

일본이 토마호크 구매를 추진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에 ‘반격능력’을 보유하겠다며 미국에 구매 의사를 전했지만 당시 오바마 정부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 등을 이유로 판매를 거부했다. 미국은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해 토마호크의 판매처를 영국 등으로 엄격히 제한해왔다.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에서 해상 훈련 중에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기시다 정권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구매 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게 계속 노크 했다. 결국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022년 11월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토마호크 구매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27년까지 토마호크를 최대 500발 산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일본을 토마호크 우선 수출국으로 염두에 두고 판매 절차에 착수하겠단 뜻을 드러냈다.

결국 2024년초 일본은 미국과 토마호크 총 400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400기를 사들일 계획이다. 토마호크를 도입한 나라는 2014년 65발을 총 1억 4000만 달러(약 1840억 원)에 산 영국 뿐이었다. 이후 미국은 호주에도 판매를 약속한 상태로 일본이 구매하면 세 번째 나라가 된다.

전쟁 가능한 나라로 변모하는 일본의 움직임과 관련한 놀라운 소식은 지난 2023년 10월에 다시 전해졌다.

새로 취임한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2023년 10월 4일(현지 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워싱턴DC에서 상견례를 겸해 연 첫 회담을 갖고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 계획을 1년 앞당기기로 오스틴 장관과 합의했다고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등이 보도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에 반격 능력 구축의 핵심인 사거리가 약 1600㎞ 이상인 최신형 ‘블록5’로 전량을 들여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담을 통해 이전 모델인 ‘블록4’ 200기를 2025회계연도에 먼저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블록4의 통신 성능과 순항 속도가 약간 뒤떨어진다는 견해도 있지만 블록4와 블록5는 탄두 중량과 사거리가 거의 같아 조기 배치 방침으로 계획을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기하라 방위상은 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더욱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도입을) 앞당겨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해상자위대 소속 초카이함이 미국에서 인계 받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하기 위한 개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상자위대


5개월 후 지난 2024년 3월에는 미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를 대상으로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운용 훈련을 실시했다고 일본 NHK 방송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맥캠벨’(DDG 85)함에서 진행됐다.

당시 훈련을 참관한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추가 훈련을 실시하고 토마호크가 일본에 인도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년 6개월이 흘러 2025년 10월 1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초카이함이 토마호크를 장착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항했다고 보도가 나왔다. 구매 계약과 운용 훈련 등의 단계를 거친 후 드디어 전쟁이 가능해진 일본의 이지스구축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향하고 있는 초카이함은 앞으로 1년 동안 토마호크를 발사하기 위한 함선 개조와 승무원 훈련을 받게 된다. 미 군사 전문매체 더워존은 “2026년 여름경 실사격 시험을 실시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함선의 작전 수행 준비 상태와 승무원의 숙련도를 검증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해상자위대는 현재 배치된 8척의 이지스구축함 모두에 토마호크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토마호크는 미국이 지난 1991년 걸프전을 시작으로 실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1발당 가격이 10억~20억원 수준. 직경 약 53㎝에 전체 길이는 약 6.2m로 무게는 약 1500㎏에 달한다. 사거리는 1250㎞~2500㎞에 달하고 시속 약 900㎞ 속도로 위치정보시스템(GSP)을 이용한 ‘핀포인트’ 공격을 할 수 있다. 일본이 토마호크를 배치하면 한반도와 중국(베이징 포함)의 일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무엇보다 일본의 토마호크 실전 배치는 ‘방패’(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무기)만을 가졌던 일본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위한 무기인 ‘창’을 보유하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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