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시작된 ‘먹방’의 인기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식지 않고 있다. 음식 관련 예능은 물론 음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드라마, 영화 등에서 맛있는 음식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리 만족을 주는 데다 접근하기 좋은 소재인 음식이 다양한 장르에 등장하고 이들 프로그램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공개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의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음식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다양한 채널과 OTT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궁중 요리 등 한식을 활용한 퓨전 요리가 등장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시청률 17%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했고 치킨집을 배경으로 한 tvN의 ‘신사장 프로젝트’는 월화 드라마임에도 시청률 8.7%를 기록했다. ‘폭군의 셰프’에 나온 퓨전 요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식 만들기 도전’ 등의 밈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외에 지니TV의 ‘당신의 맛’을 비롯해 영화 ‘보스’ 등 음식을 주요 소재로 설정한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영화와 TV쇼 부문을 통틀어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시청수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주인공들이 김밥과 떡볶이, 라면 등 K푸드를 먹는 장면이 글로벌 인기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 하나가 밈이 돼 작품과 해당 음식에 대한 인기로 이어질 만큼 톡톡한 효과를 낸다”며 “이 때문에 작품의 ‘킥’이 될만한 ‘먹방’ 장면을 하나라도 넣는 전략이 트렌드”라고 전했다.
예능에서는 ‘먹방 불패’ 코드가 작용할 정도다. ‘한국인의 밥상(2011)’과 ‘냉장고를 부탁해(2014)’는 대표 장수 ‘먹방’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는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올해 시즌 2로 돌아온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이 ‘힐링 노포’를 찾아 떠나는 ‘셰프의 이모집’도 디즈니+의 인기 예능이 됐다. tvN은 ‘윤식당’ ‘윤스테이’ ‘서진이네’ ‘어쩌다 사장’ ‘삼시세끼’ ‘언니네 산지직송’ 등 인기 먹방 예능을 가장 많이 제작했다. 이 외에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미친 맛집’ ‘전현무계획’ 등도 꾸준히 인기를 얻다. K푸드와 ‘먹방’의 인기에 KBS는 ‘떡의 나라’ ‘반찬의 나라’ ‘김치의 나라’ ‘치킨 랩소디’ ‘짜장면 랩소디’, MBC는 ‘김밥의 천국’ 등 한식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이들 음식 다큐멘터리는 우리 경제의 발전사와 함께 한 한식, 한식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K푸드는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예능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의 주요한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먹방’이 대리 만족용이었다면 최근에는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소재인 데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에서 음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한강 라면’, 편의점 음식 등 K콘텐츠 속 음식이 이미 글로벌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이들 시청자가 다시 K푸드를 소재로 한 작품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K콘텐츠와 K푸드의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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