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도 20대 남녀가 현지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가 가상화폐로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이 지불한 금액은 1600만 원 상당으로 확인됐다.
13일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20대 남녀 2명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현지에서 범죄 조직원들에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조직은 피해 가족들에게 요구한 몸값 1600만원을 가상화폐로 전달받은 뒤 이들을 풀어줬다.
두 사람은 풀려나 지난 8월 4일 귀국해 같은달 13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체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고 접수 이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최근 들어 캄보디아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는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에서도 20대 남성 B씨가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출입국 기록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충북에서도 지난 9일 “아들이 캄보디아에서 감금된 것 같다”는 부모의 신고가 접수됐다. 부모는 “아들이 친구 두 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고 진술했다.
강원 원주에서도 “캄보디아로 돈을 벌러 간 오빠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잇따른 사건에 대해 경찰은 해외 취업이나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 유인형 범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외교부와 협조해 실종·감금 피해자들의 신속한 구출과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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