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정에 따라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들이 13일(현지 시간) 석방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738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 전쟁이 끝났다”며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이라고 선언했다.
로이터통신과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가자 북부 인도 지점에서 인질 석방이 진행됐다. 생존 인질 20명 중 7명이 먼저 풀려났고 이후 나머지 인원도 순차적으로 인계됐다. 이번에 석방되는 인질 20명은 모두 남성으로, 40대의 미란을 제외하면 모두 20대와 30대 젊은이들이다. 여성과 어린이, 50대 이상의 남성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전에 맺었던 휴전협정에 따라 풀려났다. 석방된 인질들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거쳐 이스라엘군에 인도된 뒤 남부 레임군사기지로 이송돼 가족들과 재회했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상황을 지켜봤다. 시민들은 석방 명단이 공개될 때마다 환호했고 서로 부둥켜안으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10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과 사망한 인질 28명의 시신을 인도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6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이 풀어주는 이들 수감자 중 약 1700명은 전쟁 기간 가자지구에서 체포돼 무혐의로 구금된 주민들이다. 다만 이번 교환 명단에는 마르완 바르구티 등 고위급 테러 용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찾아 인질 가족을 만난 뒤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미국 대통령으로는 17년 만에 연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인질이 돌아왔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이것은 전례 없는 성과”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제 전장에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이 승리를 평화와 번영이라는 궁극적인 성과로 전환할 때”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오늘은 유대력에 2년간의 전쟁이 끝나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휴전 합의를 이끈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뒤 이집트로 건너가 가자 휴전과 관련한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평화기념식에 참석한다. 회의에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함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 20개국 이상의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자리한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이번 휴전을 중재한 공로를 인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 시민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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