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도깨비’. 김은숙 작가에게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안긴 작품들이다. 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 만으로도 설레는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가 3일 공개됐다. 세계인에게 친숙한 서사인 램프의 요정 지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데다 시각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공략하며 13일 넷플릭스 국내 톱 10에서 1위, 비영어권 TV시리즈 5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1000년 만에 깨어난 지니(김우빈 분)가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인해 부모에게 외면받고 할머니의 사랑으로 자란 기가영(수지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1000년 동안 봉인된 이들의 사랑의 서사는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판타지 멜로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결국 인간의 선한 본성과 순수한 사랑의 힘으로 귀결된다. 일부에서는 산만한 전개를 비롯해 김 작가의 전작 대사들을 이용한 장면들로 자기 복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인간의 선한 본성과 순수한 사랑의 모습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깊어진 서사를 보여줬다는 호평도 있다. 김 작가는 “가영을 통해 어떻게 태어나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또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인간성의 본질이라는 것, 그렇게 끝내 좋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나 너 좋아하냐?”(‘상속자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태양의 후예’) 등을 잇는 명대사가 나왔지만 특히 할머니가 가영을 품고 인간성에 대해 가르치는 장면이 심금을 울렸다. “이거는 아껴주는 거야. 아, 따숩다.”, “가영이가 그리움에 사무치가 울어도 보고 기쁨에 놀라가 웃어도 보고 그랬으면 좋겠거든.”
수많은 유혹이 인간을 현혹하지만 결국 선한 본성이 봉인 해제되는 이 작품에서 악을 대변하는 캐릭터는 굉장히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인간은 타락한다고 믿으며 현혹하는 지니 등이 그렇다. 지니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은 “과거의 지니는 인간은 실패작이라 생각하고 인간을 수천년 동안 만나면서 안 좋은 모습만 봤다”며 “그들에게 마음이 동요되다가도 실패작이라 생각했는데 처음 인간에게 사랑에 빠진 거라 그 감정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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