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10대 소년이 이발사의 기지 덕분에 혈액암을 조기 발견하고 완치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더미러,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슈롭셔주 러들로에 사는 오웬 노그로브(17)는 지난해 초 머리를 다듬기 위해 튀르키예 출신 이발사 피라트 다부토울루의 이발소를 찾았다. 이발 중이던 다부토울루는 노그로브의 목 뒤쪽에 혹이 잡히는 것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그는 잠시 손을 멈추고 “목에 혹이 있다. 병원에 가서 꼭 진찰을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걱정이 된 노그로브는 곧장 병원을 찾았고 여러 검사를 받은 끝에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림프종은 림프계 조직 내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해 생기는 종양으로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호지킨 림프종은 주로 어린 나이에 머리나 목 부위에 통증 없이 혹이 생기는 특징을 보이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 비호지킨 림프종은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고 여러 장기에 침범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노그로브는 진단 직후 5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최근 다시 이발소를 찾은 그는 “몇 주마다 머리를 자르러 갔는데 어느 날 이발사가 갑자기 멈추더니 ‘목에 혹이 있다’고 했다”며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그로브의 어머니는 “진단 당시 아들의 목에는 이미 꽤 큰 혹이 있었다”며 “이발사 덕분에 암을 빨리 알아차려 치료도 신속히 시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다부토울루 역시 그날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노그로브의 목이 부은 걸 보고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거울을 보여주자 그제야 혹을 발견하고 놀라 했다. 그래서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6개월 동안 노그로브를 보지 못했던 다부토울루는 어느 날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상태의 노그로브를 아버지와 함께 다시 만났다. 그는 “처음엔 못 알아봤는데 아버지께 이야기를 듣고 감동했다”며 “그가 암을 이겨냈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는 다시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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