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조력 사망'을 주제로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을 찾는 심리극 '호텔엔젤'에 내달 3~6일 서울 대학로 창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극단 현이 선보이는 '호텔엔젤'의 배경은 스위스 알프스의 한 외딴 호텔이다. 눈사태로 고립된 이 호텔에는 삶을 끝내려는 남자 '정호'와 스무 해 전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첫사랑 '은희'가 머물고 있다. 두 사람은 세상과 단절된 이 공간에서 생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며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은 올해 25회째를 맞은 '월드 2인극 페스티벌'의 공식 초청작이다. 무대에는 낡은 침대와 창밖의 눈, 두 사람의 배우만이 등장한다. 정호 역에는 배우 김동규가, 은희 역은 서송이 맡았다. 성우 서혜정이 무대 위 나레이션을 담당한다.
작품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닥터 이안' 등을 연출했던 권혁찬 PD가 첫 연출작이기도 하다. 권 연출은 "죽음이 금기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그 금기를 부드럽게 해체하는 한편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순간이 언제인지를 묻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객은 화려한 무대 대신 고요한 침묵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드 2인극 페스티벌'은 국내 유일의 2인극 축제로 내달 2~23일 대학로 창조소극장과 예술공간혜화 등에서 열린다. '호텔엔젤'을 비롯해 국내외 공식 참가작 12편과 초청작 등 100여 편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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