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무역 휴전’ 미중, 갈등 최고조
무역 휴전에 돌입했던 미국과 중국이 다시 서로를 향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중국이 고강도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내놓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미중 정상회담도 장담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고집을 부리면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18일 앞두고 미중 간 기싸움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문제 삼으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평균 55% 수준인데 트럼프의 엄포가 현실화하면 총 155%에 달하게 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이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정상회담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곳(한국)에 갈 것”이라고 답한 뒤 “아마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중국 역시 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미국의 행동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2일 “희토류 통제는 법규에 근거한 정상적 행위”라며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기를 촉구한다. 고집대로 한다면 단호히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재개 조짐에 시장은 급락했습니다. 1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1%, 나스닥은 3.56% 떨어졌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발표 직후였던 올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이날 하루에만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 감소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새 8% 넘게 급락했습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4000.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中, 새 무기 꺼냈다"…美 AI·전력망 정조준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반도체 소재와 배터리까지 수출통제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높은 점유율을 무기로 공급을 축소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다음 달 8일부터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배터리 수출통제 조치를 두고 “미국과의 협상판에서 배터리를 새로운 무기로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리튬이온 배터리와 제조 장비, 양·음극재 등 중국이 압도적인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쳐 시행되는 까닭입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중국은 양극재(70%)와 음극재(85%), 전해질(82%) 등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경우 중국 점유율은 90% 이상입니다.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꺼내든 이번 조치로 미국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국이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발전소 기준) 가운데 중국산은 65%를 차지했고요. 음극재 소재인 흑연의 경우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약 18만 톤 가운데 12만 톤이 중국에서 수입됐습니다.
배터리 공급 축소는 미국의 인공지능(AI) 산업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데이터센터 등 AI 붐으로 급증하고 있는 전력 소비량에 대응해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필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이 희토류 수출 문턱을 추가로 높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상당한 타격을 안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은 다음 달 8일부터 희토류 추출·정제·가공 기술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자국산 희토류가 0.1%라도 사용됐다면 역시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게 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에 따라 당장 세계 1위 반도체 제조공정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제품 출하가 몇 주일가량 지연될 수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자 정상회의’ 갖는 트럼프…하마스 "우리 땅 안 떠난다"
가자 전쟁의 휴전을 주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둘팟타흐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가자 평화 정상회의를 주재합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대통령실은 13일 홍해 샤름엘셰이크에서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곳에서 미국·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간접 휴전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었죠 이번 행사에서 미국의 중재로 마련된 가자 휴전 합의의 서명식 역시 진행될 예정입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이스라엘 먼저 방문해 의회에서 연설한 뒤 같은 날 오후 이집트로 이동해 서명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국제사회의 환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휴전 이행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2단계 이행 방안을 두고 하마스 측이 무장해제 등의 사안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리인 호삼 바드란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지도자들은 오랜 세월 가족·이웃과 함께 살아온 자신의 땅에 있다”면서 “하마스 대원이든 아니든 팔레스타인인을 그들의 고향에서 내쫓겠다는 발상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떠날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이 붕괴하면서 일본 정치권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 표결에서 일본 첫 여성 총리를 노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의 총리 선출 여부가 불투명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 교체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12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20일 또는 21일이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진영은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서 10일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다카이치 총재와의 회담에서 연정 이탈을 통보한 것이 트리거가 됐습니다.
‘정권 교체 시나리오’도 급부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야당이 결집해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을 저지하고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대표를 단일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입니다. 이 경우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정권 교체가 현실화 합니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좀처럼 없는 기회”라며 “서로의 차이를 넘어 공통점을 찾아 협력할 수 있다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국민민주당은 원전·헌법 등에서 생각의 간극이 크다는 이유로 협력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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