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지급된 대지급금·실업급여 200억 넘었다

정부 대지급금 받아간 근로자 1636명…회수율은 16.8% 불과

지난해 8월 2일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각각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티몬·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사들과 관련해 지급된 대지급금과 실업급여가 현재까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 고용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 제출한 '큐텐코리아 및 계열사 관련 대지급금과 실업급여 현황'에 따르면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7월 7일부터 올해 9월 22일까지 큐텐코리아 및 계열사의 임금체불에 대해 대지급금을 받아 간 근로자는 1636명로 파악됐다.

지급된 대지급금은 102억원에 이른다. 체불 근로자 101명에게는 생계비 융자 7억 9000만원도 지급됐다. 대지급금 제도는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국가가 파산·회생·도산 사태에 이르른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에서 체불액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대지급금은 이후 사업주로부터 회수한다.



하지만 큐텐코리아 및 계열사에 대한 대지급금 회수액은 현재까지 16.8%(17억 1000만원)로, 오아시스마켓이 인수한 티몬을 제외하고는 대지급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는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영배 큐텐코리아 대표 등 경영진은 사기·횡령,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큐텐테크놀로지 퇴직자들은 지난달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체불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미지급 임금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

한편 같은 기간 큐텐코리아와 계열사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총 99억 2000만원이다. 신청자 1124명 가운데 1112명이 수급했다. 계열사별로는 큐텐테크놀로지에 대해 가장 많은 액수(42억 2000만원)가 지급됐고, 위메프(24억 8000만원), 티몬(21억 9000만원) 등 순이었다.

이용우 의원은 이날 "기업의 경영실패로 임금체불과 실업자가 대거 발생해 혈세 200억 원이 투입됐다"며 "국가가 구상권을 청구할 부분은 신속하게 나서서 혈세를 회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