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수입산 철강의 무관세 할당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초과분에 대한 관세도 기존 25%에서 50%로 2배 인상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국 철강의 주요 수출 시장인 EU가 철강 수입 문턱을 높이면서 우리 철강업계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7일(현지 시간)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의 철강 공장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수입산 철강의 (무관세) 할당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관세는 2배로,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기 위한 새 규정이다. 기존 세이프가드는 EU가 2018년부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 수준까지는 무관세로 수입하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EU는 내년 6월 말부로 이 세이프가드를 '강제 종료'해야 한다. 세주르네 위원장은 “이는 우리의 철강업계 노동자와 유럽의 일자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의 이번조치는 EU 철강업계가 요구해온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도 철강 수입량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EU와 달리 무관세 수입 할당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없앤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주로 중국산 저가 철강이 EU에 유입 돼 EU 철강업계를 고사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지만 한국산 철강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액(MTI 61 기준)은 44억 8000만 달러(약 6조 2836억원)로,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 4700만 달러)보다 소폭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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