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를 고집한다면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또한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무장 해제에 미온적인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한 언사로 해석된다.
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폭격 중단과 미국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동의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비비(이스라엘 총리를 지칭)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 등에 관한 약속에 진지한지에 대해서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첫째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이집트로 급파해 이스라엘 및 하마스, 중동 중재국 등과 인질 석방 및 이후 종전 절차 등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도록 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 및 포로 교환에 동의했고, 지난 4일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1단계 군 병력 철수선(withdrawal line)에 동의했다. 이에 가자지구 종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무장해제에 명확히 동의하지 않았고, 인질 석방 여부에 관한 의문도 지속된다.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동의 발표에 “본질적으로 하마스가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날 루비오 장관은 ABC 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평화구상의 첫 단계인 인질·수감자 교환 및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1단계 철수에 이어, 2단계인 하마스 무장해제와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향한 위협이 존재하는 한 평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무장해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두번째 단계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는 존재 목적 자체가 이스라엘을 위협한다”며 “지속적인 평화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하마스 또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려는 다른 무장 테러리스트 조직의 해체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평화구상 2단계에서 하마스 무장해제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기술관료들이 주도하는 국제 통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 선(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1차 철수선)으로 후퇴한 후에" 이뤄질 일이라며 "해내기 조금 어렵지만 분쟁 종식에 지속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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