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전용 메신저 앱 ‘비트윈’에서 대규모 데이터 삭제 사고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 커플 앱’으로 불리며 채팅과 앨범, 프로필 사진 등을 보관해온 서비스에서 수년간 쌓아온 기록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란에는 “수년간의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등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무료 회원만 피해를 본 것은 결국 유료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트윈 운영사 디엘티파트너스는 지난 23일 공지를 통해 “9월 13일 서버 점검 과정에서 내부 코드값 지정 오류가 발생해 앨범·프로필 사진·홈 배경 이미지가 삭제됐다”며 “내부 인력을 투입해 데이터 리사이징, 리전별 버저닝 복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삭제된 데이터는 복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며칠간 보상책을 내놓지 않던 회사 측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해명과 보상안을 발표했다. 디엘티파트너스는 “모든 피해 이용자에게 100만 원 상당의 비트윈 플러스 평생권과 유료 스티커 280여 종을 지급하고, 플러스 이용자 가운데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지금까지 결제한 금액을 전액 환불·환급 처리한다”고 공지했다.
또한 “이번 사고는 무료 회원의 장기 데이터 정리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14년치 채팅 데이터를 무상 보존해왔고, 3개월 이상 지난 이미지·영상 데이터 정리 과정에서 AWS 스토리지 코드값이 잘못 지정돼 데이터가 의도치 않게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 환경이나 내부 QA 과정에서는 오류가 감지되지 않았고, 전체 서버 확대 배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을 때는 이미 데이터 삭제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운영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데이터 이중화 백업 시스템 구축, 의무적 전체 백업, 단계별 롤백 포인트 설정, 외부 전문가 검증 절차 도입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트윈은 2011년 출시된 이후 채팅·캘린더·공동 앨범 기능을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3500만 건을 넘었고, 최근에도 모바일인덱스 집계 기준 20만 명 이상이 매월 이용하는 장수 앱이었다. 그러나 앱의 핵심 기능인 ‘추억 저장’ 데이터가 대규모로 사라진 이번 사고는 서비스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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