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재학생이 ‘윤석열 지지’를 내세운 극우 성향 동아리 설립을 추진했으나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어 무산됐다. 동아리 등록의 최소 요건인 회원 10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1일 ‘카이스트 입틀막 재학생·졸업생 공동대책위원회’ 신민기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다행스러운 소식을 하나 전한다. 최근 카이스트 내 극우 동아리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이 동아리의 등록은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듯한 발언을 하다가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끌려나간 ‘입틀막 사건’ 당사자다.
문제가 된 동아리 이름은 ‘자유대학 카이스트(자유대학)’였다. 교내에 걸린 회원 모집 현수막에는 ‘대전 최초 애국 보수 동아리’라는 문구가 적혔다. 활동 계획으로는 △반국가세력과 부정선거 진실 알리기(계몽 운동) △반중 멸공 △‘윤 어게인’(윤석열 대통령 재집권 지지 구호) 등이 포함돼 극단적 우파 성향을 드러냈다.
그러나 동아리 등록 마감일까지 참여 인원은 설립 추진자 1명뿐이었다. 카이스트 동아리는 정식 등록 ‘정동아리’와 예비 등록 ‘가동아리’로 나뉘는데, 최소 10명의 학부·대학원 재학생이 있어야 가동아리로 등록된다. 요건을 채우지 못한 자유대학은 학내 동아리연합회 심의 단계에도 오르지 못했다.
앞서 '자유대학' 회원 모집 현수막이 게시되자 학내 구성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카이스트 분회는 지난달 22일 학내 대자보를 통해 “카이스트 공동체 내에 외국인 혐오·배척과 폭력적 행위를 조장·선동하는 극단주의 우파 단체가 있을 자리는 없다”며 학교 본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