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4일)가 임박한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1위를 굳히고 최연소 일본 총리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295명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 및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295표를 합산해 총 590표를 두고 치러지는 1차 투표에서 고이즈미가 약 170표를 확보했고 그 뒤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의원 295명 가운데 가장 많은 72명이 고이즈미를 지지하고 있고 하야시는 57명, 다카이치는 37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신문의 자민당 지지자 3143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고이즈미가 40%의 지지율로 다카이치(25%)와 하야시(16%)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요미우리는 고이즈미의 결선 진출이 유력하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다카이치와 하야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이즈미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과반을 확보한 것이 아닌 만큼 승부는 결선투표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에서 의원 표는 295표로 유지되지만 당원·당우 표수는 광역자치단체인 47표로 줄어든다. 의원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고이즈미가 유리한 셈이다.
한편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이달 15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같은 날 총리 지명 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르면 8일 여당과 야당에 임시국회 일정을 전달할 방침이며 신임 총리가 정해지면 곧바로 새 내각이 출범한다.
시장에서는 차기 총리가 고물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심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자민당이 경기 진작을 위해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이즈미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도 확정 지어야 한다. 미일 무역 협상을 이끈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전날 외국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과 어떤 의견 불일치도 없다”면서도 “(5500억 달러 투자 가운데) 실제 투자는 1~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출이나 보증”이라고 말해 ‘현금 선불’이라는 미국 측의 입장과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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